다 쓰러져가던 고성, 권위있는 건축상 수상

이신영 인턴기자 2013. 10. 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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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에 세워진 후 1978년 화재로 다 쓰려져 가던 고성(古城)이 영국에서 권위 있는 건축상인 '스털링상'을 수상했다. 최첨단의 건축공법이 동원된 신축 건물이 수상하던 과거와 달리 올해엔 고성의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내부를 새로운 생활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리모델링 작업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지난 9월 26일 영국 워릭셔의 애스틀리성(城)이 스털링상을 수상했다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건축의 한 전형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 성의 리모델링을 맡은 건축가 위더포드 왓슨 만(Witherford Watson Mann)은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남기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이 성은 과거 영주 저택으로 쓰이다가 1978년 화재 이후 심각하게 훼손돼 방치됐다.

왓슨 만은 오랜 세월동안 크고 작게 보수된 곳이 많아 성을 완벽히 복원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성 안에 새로운 집을 짓는 방법을 고안했다. 오래된 느낌을 억지로 지우지 않았다. 군데군데 소실된 벽은 벽돌 결을 따라 촘촘히 이었다. 예전부터 있던 벽돌과, 위더포트 왓슨 만이 새롭게 쌓은 벽돌이 다른 빛깔로 퍼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아있던 창문과 벽난로를 보존하면서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벽과 오크나무 가구를 들여놓았다. 유리나 강철처럼 현대적인 건축재료는 사용되지 않았다.

건물 안은 별장으로 꾸며졌다. 인테리어는 옅은 색의 나무와 벽돌 형태를 드러낸 형태다. 겉모습은 성이지만, 내부는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을 갖춘 현대식 별장이다. 침실 4개, 욕실 2개, 라운지, 부엌이 마련됐다. 2015년까지 별장 예약이 꽉 차있는 상태다. 화재로 천장이 무너져 내린 공간에는 식당이 들어섰다. 굳이 천장을 복구하지 않았다.

영국왕립건축가협회 스티븐 호더 회장은 "애스틀리성은 보존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작업"이라며 "단순히 옛 모습을 복원한 것이 아니라 800년 전과 현시대를 잇는 시간성을 강조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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