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하루 3억달러 경제 손실

입력 2013. 10. 1. 17:28 수정 2013. 10. 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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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땐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 불가피셧다운보다 '급한 불'은 17일 디폴트 위기전문가들 "어떤 식으로든 타협" 의회에 기대

미국 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는 하루 3억달러(약 3200억원) 손실을 미 경제에 끼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1주일 단위로는 경제성장률을 0.1~0.2%포인트씩 깎아먹고, 지난 1995년과 1996년 그랬던 것처럼 20일 이상 지속되면 4·4분기 성장률은 0.9~1.4%포인트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현재 2.2% 수준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셧다운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장기화한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는 17일이면 정부 현금이 바닥 난다는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아직 한도증액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그 이전에 연방정부 재정한도 증액이 이뤄지지 않아 18일부터 미 정부가 미 국채 보유자들에게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상 유례 없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면 그 충격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 경제, 하루 3억달러 손실

전문가들의 시각은 일단 유보적이다.

미 정치권도 이후 사태에 따른 충격파가 엄청날 것이란 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타협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시장에도 별다른 여파는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PNC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전략가(CIS) 빌 스톤은 과거 미 정부는 17차례 셧다운됐고, 이 기간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평균 0.2% 하락했으며 셧다운 해제 뒤 10일 안에 대부분 낙폭을 만회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거래일 기준으로 5일을 넘긴 6차례의 경우에는 낙폭 중간값이 2%에 이르기도 했다.

가트먼 레터 발행인 데니스 가트먼은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주식 매도와 달러 하락세는 가팔라지겠지만 의회가 셧다운을 조기에 종식시키게 된다면 주식은 오르고, 달러 역시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특히 금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셧다운이 오래 지속되면 경제에 큰 충격이 미칠 것이란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IHS는 연방정부 부분 셧다운이 시작되면 초기 단계에는 미 경제에 하루 3억달러 손실을 입힐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 GDP 15조7000억달러에 비하면 매우 작은 비중(0.0019%)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계와 기업의 신뢰도가 훼손되면서 손실폭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우려했다.

셧다운이 1주일간 이어지면 4·4분기 GDP 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IHS는 전망했다.

재니 몽고메리의 채권 CIS 기 르바스는 "셧다운이 빨리 끝나면 시장과 경제의 신뢰도가 일부 영향을 받기는 하겠지만 가시화할 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의회가 셧다운 며칠 뒤 원상복귀해 밀린 대금을 모두 지불하는 건 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3주 셧다운의 경우 공무원 임금 미지급금은 43억달러 수준이 된다.

르바스는 그러나 셧다운이 21일을 끌었던 1995년, 1996년 경우처럼 더 오래 지속될 경우 4·4분기 성장률을 0.9~1.4%포인트 잠식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이는 (4·4분기 예상 성장률을 감안할 때) 막대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뱅가드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데이비스는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매주 성장률이 0.1~0.2%포인트씩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비스는 그러나 성장률 잠식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미 경제가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이라는 세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 성장률은 연간 3%에 이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2%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신용등급 강등은 없을 듯

데이비스는 또 미국이 아주 짧은 기간이라도 사상 유례 없는 디폴트에 빠지게 되면 정부 셧다운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2011년 여름에 디폴트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위기에 몰렸고, 이때 S&P가 미 신용등급을 사상 처음으로 강등한 바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은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는 2011년의 신용 강등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디폴트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워싱턴 정가에서는 "디폴트가 갖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지경까지 몰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이완 모건 교수 역시 S&P의 미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미 의회가 자정을 넘겨 연방정부 일부 셧다운이 시작된 가운데 아시아 증시는 일단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아베 신조 총리가 내년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올린다고 발표한 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에 힘입어 오후장에서 상승세를 기록 중이고 먼저 장이 끝난 호주 S&P/ASX 200지수, 뉴질랜드 NZX50지수 모두 각각 0.1%, 0.2% 상승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 정부 셧다운 여파가 이후 장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상승 흐름이 일단 꺾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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