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동양그룹] 고금리로 판매한 CP 자금난 악화 '부메랑'

2013. 9. 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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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이 자금난 악화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간 발행한 CP의 만기가 올해 중 대거 도래하기 때문에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더라도 불안요인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오너 일가 등 대주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2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그룹의 CP는 752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동양그룹의 지주사 격인 동양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CP 발행은 지난 18개월 사이 급증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동양이 보유한 특수관계자 발행 CP는 2011년 말(130억원)의 15배를 넘는 1967억원이다. 이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동양레저(1155억원), 동양인터내셔널(812억원)이 발행한 것들이다.

동양그룹은 은행 차입이 막히자 계열사 동양증권을 창구로 활용, 최고 연 8%대 고금리를 내세운 CP와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대량 판매해 왔다. 금융투자업계는 동양그룹의 이 CP와 회사채에 투자한 4만여 개인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동양그룹은 자금난이 심해지자 지난해 12월부터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화력발전, 금융 등을 제외한 나머지 비주력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다. 구조조정 이후 유입된 금액이 약 5513억원으로 애초 목표액의 28%에 불과한 상태다.

LIG투자증권 유선웅 연구원은 "동양파워, 동양매직 등 동양그룹이 추진하는 계열사 매각이 순조롭다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고,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개연성도 있다"면서도 "일부 계열사들이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이 부담스러워 유동성 리스크 해소는 난망"이라고 평가했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을 제외하고도 동양(650%), 동양네트웍스(723%) 등은 높은 부채 비율에 시달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이 불거지자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동양증권, 동양생명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의 유동성 실태 파악, 계열사 CP의 불완전판매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그간 금융시장에서 잦은 말썽을 일으켜온 CP 발행 잔액이 올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금융사를 제외한 일반 기업의 지난달 말 현재 CP 발행 잔액이 3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9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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