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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법인세 징수가 부진한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내국세 납부 실적이 지난해보다 10조원 남짓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의 올해 목표치가 연간 15조원가량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민주당)이 공개한 국세청의 '세수실적 및 진도비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누계 세수는 92조18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1조5938억원보다 9조4061억원(-9.3%) 줄었다.

정부의 올해 목표 세수(세입 예산) 대비 실제 누계 세수의 비중을 뜻하는 진도율은 6월 말 현재 46.3%에 그쳤다. 이는 2008년 이후 5년 동안의 상반기 평균 진도율 53.7%에 견주면 7.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한 올해 내국세 목표가 199조원임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세금이 예년 속도로 걷힌다 하더라도 세수 부족액이 14조7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더구나 법인세나 종합소득세 같은 주요 세목의 신고·납부기간이 상반기에 집중되어 있어 하반기에 내국세 수입 여건이 개선될 여지는 적다.

상반기 세수 실적을 세목별로 살펴보면,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 부진이 가장 심각하다. 6월 말까지 법인세 누계 세수는 21조4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4조1883) 감소했다. 이는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에 법인세율 인하와 세액공제 등 제도적 영향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애초 정부안보다 4400억원가량의 세수가 감소하는 수정안을 내놨지만 법인세율 인상은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상반기 부가가치세도 8%(2조2374억원) 줄었지만, 영세기업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약 2조6000억원의 조기환급액을 고려하면 3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 소득자들이 내는 몫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세 세수는 22조999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8%(181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민석 의원은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이명박 정부에서 강행한 대기업과 부자들에 대한 감세 조처를 원상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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