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개정안 발표 이후>근로자 28%가 세금 더 내.. 나머지 72% 혜택 주는 꼴
정부가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의 핵심 골자는 월급생활자들의 세부담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세금부과가 쉬운 '유리지갑' 직장인들에 대한 '사실상의 증세'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연간 근로소득이 3450만 원을 넘는 근로자 434만 명(전체의 28%)의 세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이들에게서 더 걷게 되는 세금은 모두 1조3000억 원으로, 이 돈은 나머지 72%의 근로자들에게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와 자녀장려세제(CTC) 신설 등을 통해 지원된다. 나머지 72%에 속하는 근로자 약 1000만 명은 이번 세제 개편을 통해 세제 혜택을 보게 되는 셈이다.
총급여 4000만 원 초과∼7000만 원 구간인 근로소득자는 평균 16만 원, 7000만 원 초과∼8000만 원은 33만 원, 8000만 원 초과∼9000만 원은 98만 원, 9000만 원 초과∼1억 원은 113만 원, 3억 원 초과는 865만 원의 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신용카드 공제율이 15%에서 10%로 축소되는 등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비과세 감면 조치들도 대폭 축소되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세부담 정도는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비과세 감면 제도 44개 가운데 38개를 종료하거나 축소키로 했다. 의료비와 교육비 등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해 과세하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세부담을 늘리는 것이어서 중산층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납세자연맹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는 것은 연말정산 세법 근간을 바꾸는 것이어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정부가 몇 달 만에 바꾸려는 것은 근로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세금을 물리지 않았던 목사와 스님 등 종교인과 10억 원 이상 소득 농업인도 과세 대상에 포함시켰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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