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상파에서도 "60초 뒤" 중간광고 등장하나?

2013. 5. 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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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방통위원장, 지상파 사장단 만나 중간광고 규제 완화 입장 밝혀

[미디어오늘 박장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 이경재 위원장이 "중간광고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지상파방송사들의 민원에 규제 완화 입장을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가 지상파 외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에 맞춰 방통위도 규제 완화 카드를 하나씩 꺼내들고 있다.

15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한국방송협회 임원진들은 이경재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700㎒ 주파수의 UHDTV 사용 △지상파 콘텐츠 보호를 위한 재송신 제도 △방송콘텐츠 활성화를 통한 한류 확산을 위한 광고규제 완화 등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기술 발전으로 국민의 편익이 증진될 수 있다면 규제 완화와 함께 정책적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UHDTV는 HD급 대비 4배에서 16배 해상도의 비디오와 10채널 이상의 다채널 오디오로 극사실적인 초고품질 방송 서비스로 4세대 TV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UHDTV가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재송신 제도의 경우, 지상파는 케이블 및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들과 매년 개별협상을 벌이며 재송신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경재 위원장의 규제 완화 입장은 지상파에게 당근을 던져준 것. 특히 지상파는 중간광고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 위원장은 규제 완화 입장을 밝혔다. 방통위가 지상파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지상파를 동일하게 규제한다면 지상파는 "60초 뒤에" 멘트와 함께 1분짜리 중간광고를 프로그램 중간에 편성할 수 있다.

▲ 이경재 위원장.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중간광고는 1개의 동일한 방송프로그램이 시작한 후부터 종료되기 전까지 사이에 그 방송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편성되는 광고다(방송법 제 73조). 방송법 시행령 제 59조는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운동경기나 문화·예술행사 중간에 휴식이나 준비시간이 있을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다.

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사업자,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TV 및 라디오프로그램에 한해 중간광고를 편성할 수 있다. 45분 이상 60분 미만 프로그램에 1회, 60분 이상 90분 미만 프로그램은 2회 이내다. 90분 이상 120분 미만은 3회, 120분 이상 150분 미만 프로그램은 4회까지 중간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180분 이상은 6회까지다.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은 지상파방송의 공공성과 시청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언론인권센터 윤여진 사무처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지상파는 시청자를 소비자로 보고 있고, 방통위는 방송의 역할과 시청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정부는 지상파의 불법 협찬을 '간접광고'로 합법화했다. 유료방송사업자에게는 지상파 채널 중간에 홈쇼핑 채널을 끼워 넣게 허용했다. 윤여진 사무처장은 "지상파 사이에 홈쇼핑이 등장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에서 안 그래도 간접광고 때문에 시청권을 침해하는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지상파방송의 의미를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는 시청자는 전체 90% 이상으로 추정된다. 반면 직접수신비율은 10% 미만이다. 지상파는 다채널방송(MMS)를 요구하고 있지만 직접수신에 대한 투자 없는 MMS 요구는 '유료방송 압박용'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윤여진 처장은 "교육, 문화, 국민의 알 권리 증진 등 지상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방통위가 정책적 지원을 통해 다채널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방통위 지상파방송정책과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다"면서 "(이경재 위원장의 발언은) 지상파에도 중간광고를 도입하면 좋겠다는 사장단의 얘기에 대해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 보호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이번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한국방송협회장인 SBS 우원길 사장(한국방송협회장), KBS 길환영 사장, MBC 김종국 사장, EBS 신용섭 사장, CBS 이재천 사장, 한국방송협회 박재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방통위는 "앞으로 방송·통신사업자와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업계의견을 수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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