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시장 전방위 공세>日유통재벌 '꼼수'.. 한국기업인 척 골목상권 '야금야금'

최준영기자 2013. 3.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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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편의점 형태 상륙.. 입구에 '한국기업' 부착 소비자들 속이고 영업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골목상권 진흥을 위한 규제에 발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일본계 유통재벌 슈퍼마켓이 국내 기업으로의 위장도 불사하고 국내 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20일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연맹)에 따르면 최근 부산·경남 지역에 대거 진출해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는 일본계 슈퍼마켓이 국내의 반발 여론을 의식해 교묘히 국내 유통업체로 위장하는 '꼼수'를 펼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일본계 슈퍼마켓은 영업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소형 편의점 형태로 국내에 진출하는 등 틈새전략까지 펼치고 있어 관련법을 개정해 국내 기업과 동등한 기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일본계 중소 편의점형 슈퍼마켓 '트라박스'는 입구 주변에 '한국기업'임을 강조하는 유인물까지 부착하며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인물에는 '저희 트라이얼코리아는 한국기업입니다' '한국자본이 함께하는 합작법인입니다' '일본상품을 취급하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오호석 연맹 상임대표는 "일본계 슈퍼마켓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 유통산업발전법의 제한을 받지 않는 매장면적 3000㎡ 이하 규모로 출점해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등 영업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며 "특히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 속에 점포를 개설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국내 기업인 것처럼 교묘히 위장해 영업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유통기업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의무휴업 등을 준수하는 마당에 일본계 슈퍼마켓이 오히려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부산·경남뿐만 아니라 점차 북상해 영역을 확장하려는 동향까지 보여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 슈퍼마켓은 '트라박스' '트라이얼마트' '트라이얼슈퍼센터' 등을 운영하는 트라이얼 계열 13곳과 '바로마트'를 운영하는 바로 계열 3곳 등 총 16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는 각각 일본 내 매출이 3조3000억 원(일본 내 점포수 131개), 5조3000억 원(일본 내 점포수 492개)에 달하는 '유통 대기업'이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트라이얼마트 앞에서 일본계 슈퍼마켓의 골목상권 침범 규탄대회를 펼쳤던 연맹 측은 앞으로 열흘 이내에 부산이나 경남 김해에 위치한 바로 계열 마트도 찾아 규탄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일본계 잡화점 '다이소' 역시 국내 유통업체 규제를 틈타 아이스크림, 과자, 라면, 음료 등 식음료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며 동네 슈퍼마켓 취급 품목에까지 공격적으로 파고 들고 있다. '1000원 숍'으로 유명한 다이소는 지난해 국내 매장 수 860개, 매출 8000억 원을 달성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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