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회복 속도 G20 중 8위.. 이명박 정부 '가장 빠르다'는 과장

오창민 기자 2013. 3. 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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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정책처 '경제 동향 이슈' 보고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는 주요 20개국(G20)의 중간 수준이라는 국회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정부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

1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경제 동향 이슈' 보고서를 보면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소비·투자지표, 주가지수 등을 이용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주요 국가의 경기회복 속도를 비교했다.

한국의 2007~2011년 GDP 성장률은 13.1%로 주요 20개국 가운데 8위였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로 50.2%였다. 다음으로는 중국(44.5%), 인도(34.6%), 아르헨티나(28.0%), 인도네시아(25.4%), 브라질(15.8%), 터키(13.5%) 등의 순이었다. 이탈리아(-4.4%), 일본(-2.7%), 영국(-2.3%), 프랑스(0.0%), 미국(0.7%), 독일(2.6%), 캐나다(4.0%) 등은 한국보다 성장률이 낮았다.

민간소비는 2011년 말 현재 2007년에 비해 8.1% 증가해 20개국 가운데 10위였다. 국가별로는 사우디가 50.2%로 가장 크게 늘었고 중국, 인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이 뒤를 이었다.

고정투자는 2007년부터 2012년 말까지 1.5% 증가해 13위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경기가 부진한 데다 기업들이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한국의 건설투자는 경쟁국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에 비해서도 크게 뒤처졌다.

주가지수는 2012년 말 현재 2007년에 비해 12.7% 상승해 주요 20개국 가운데 7위였다.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의 호조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반등했다고 예산정책처는 설명했다.

이 같은 경제실적으로 볼 때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는 빠른 편이 아니라고 예산정책처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주요 20개국의 경기·주가 회복 양상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은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빠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한국의 민간소비(20개국 중 10위)와 총고정투자(13위) 등 내수 개선폭은 GDP 개선폭 순위(8위)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 경제의 내수 취약성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GDP 성장세는 중위권이지만 내수는 이보다 뒤처져 있어 국내 경제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퇴임 연설에서 "지난 5년간 두 차례에 걸친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더 큰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고자 힘써왔다"며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대한민국은 모든 예상을 뛰어넘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해 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엔화가 빠른 속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는 한국의 수출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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