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리베이트 근절' 자정선언 했지만…

SBS

<앵커>

의사협회가 의사와 제약업체 간의 리베이트 관행을 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정도 자정 선언이면 첫 페이지는 좋은데 다음 페이지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 의사협회와 의학회, 양대 의료단체가 약품 처방을 대가로 뒷돈을 받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두 단체가 처음으로 동참한 리베이트 근절 자정 선언입니다.

[노환규/의사협회 회장 : 의약품을 선택하는 것은 의사들의 권리입니다. 하지만 의약품 선택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은 의사의 권리가 아닙니다.]

의료계는 리베이트의 근본 원인으로 정부의 잘못된 약값 정책과 복제약 위주 영업 관행을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해선 리베이트를 받은 쪽까지 처벌하는 쌍벌제 개정을, 제약업계에 대해서는 리베이트 공세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일단 자정선언은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리베이트가 아닌 제약사의 마케팅 관행은 이번 선언에 빠졌습니다.

관련 학회가 의사 학술대회를 주최하면 제약사들이 개당 수백만 원씩 내고 행사장에 홍보 부스를 마련하는 게 통상적인 관행입니다.

[의사 학회 관계자 : (부스 하나당 300만 원이죠?) 네. (두 개 부스 쓰는 데는 얼마나 내요?) 600만 원요.]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을 보면 학술대회 비용의 80%까지, 제약사가 부담하는 것은 허용돼 있습니다.

약품 설명회의 경우 항공권과 숙박비는 물론이고 식사까지 제공하는 실정입니다.

제약회사의 마케팅 관행은 특정 약품 채택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의료계 입장입니다.

[(제약사들이) 그만큼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는 것인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죠.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에.]

물론 마케팅 관행은 리베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쌍벌제 처벌 대상도 아닙니다.

하지만 모처럼 리베이트 근절까지 선언한 마당에, 한 걸음 더 나가 해묵은 마케팅 관행까지 근절해가려는 자세를 보일 경우, 의료계의 자정선언이 더욱 진정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김종우)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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