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를 잃어버린 `벤처`
매일경제◆ 中企 M & A 활성화 ◆
"근본적으로 기업의 뿌리 구조가 다른 탓이다." 벤처기업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 중소기업 M & A 시장 활성화 격차의 근본 이유로 한결같이 상이한 지배구조를 꼽았다.
미국 벤처는 재무적투자자(FI)가 경영진보다 지분을 더 보유한 기업이 다수다. 그러나 한국은 창업자 지분이 FI를 압도한다. 남의 돈을 빌리지 않고 내 손으로 키웠다는 애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대 교수는 "우리나라 중소ㆍ벤처기업의 창업자 지분이 절대적으로 많은 특성은 창업자의 회사 소유 의지를 강하게 만든다"며 "이는 M & A 활성화에 결정적인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높은 창업자 지분율은 '천사(엔젤투자)' 부족이 원인이다. 엔젤투자는 창업 또는 창업 초기단계인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투자를 일컫는다.
엔젤투자 규모는 2000년 이후 급속하게 쪼그라들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0년 5493억원에서 2011년 296억원으로 94.6%나 줄었다.
미국은 2011년 엔젤투자가 225억달러(약 24조원)로 국민총생산(GDP)의 0.15%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엔젤투자 비중은 GDP 대비 0.0023%였다.
미국은 6만6230개 기업이 천사 수혜를 볼 때, 국내는 39개 기업만이 천사의 투자를 받았다.
벤처 붐이 무너진 2000년 초반 이후 산업발전 정책이 대기업으로 급속하게 쏠린 것이 천사들을 시장에서 떠나게 한 결정적인 이유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예로 엔젤투자금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은 1999년 30%에서 2002년 15%로 절반으로 줄면서 내리막을 탔다. 2007년 10%까지 떨어졌던 소득공제 비율이 2011년에야 20%로 올라섰다.
그동안 엔젤 육성에 소홀했던 관련 당국은 정책을 정비하고 나섰다. 중기청 관계자는 "엔젤투자자 범위를 개인에서 대학재단, 지역창업 관련 기관 등으로 확대하고 2013년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20%에서 3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청의 M & A 활성화 지원 자금을 늘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기획재정부가 중기청에 예산을 일부 지원해준다면 중기 M & A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권한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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