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도 `한파'…경제활동 포기 속출>

연합뉴스

20대 취업자 8개월째 줄고 자영업 구조조정 본격화

지난해 취업자 증가 10년來 최대…올해는 둔화 전망

(세종=연합뉴스) 김준억 박수윤 기자 = 경기 악화로 고용시장에서 이탈하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등 고용지표가 급격히 나빠졌다.

20대 취업자 수는 8개월째 감소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20대 후반의 고용 한파는 더욱 심해졌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가 32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올해 처음 발표된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악화 속도가 빨라 목표 달성이 힘겨울 것으로 우려된다.

◇취업자 증가 20만명대로 둔화, 비경제활동인구만 늘어

통계청이 9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빠른 속도로 떨어진 것이다.

12월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로 27만7천명 늘어 2011년 9월(26만4천명) 이후 처음으로 20만명대로 떨어졌다. 2011년의 추석 효과를 고려하면 평달에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만명대로 내려앉은 것은 2010년 9월(24만9천명)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5월까지 40만명을 웃돌다가 10월 39만6천명, 11월 35만3천명, 12월 27만7천명으로 낮아졌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자 증가수가 30만명 이상 나타났어야 할 것 같은데,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인 영향으로 좀 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증가세 둔화, 전년도 취업자수 증가 호조로 인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고용률과 실업률이 이례적으로 동반 하락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고용시장에서 이탈해 집안일을 하거나 취업준비에 들어간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아진 탓이다.

12월 고용률은 58.3%로 전년 같은 달보다 0.2%포인트, 실업률은 2.9%로 0.1%포인트 낮아졌다. 고용률이 감소한 것은 2010년 9월(-0.1%포인트) 이후 27개월 만이다.

이러한 동반 감소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008년 7월(고용률 -0.3%포인트, 실업률 -0.1%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당시 1월부터 7월까지 이런 현상이 지속했다.

고용시장에서 빠진 이들이 증가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31만5천명(1.9%) 늘었다. 가사(17만8천명, 2.9%), 취업준비(8만2천명, 16.4%), 재학ㆍ수강(4만5천명, 1.0%) 수가 많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참가율(60.1%)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송성헌 과장은 "취업자가 감소하면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동시에 늘어야 하는데, 특이하게 실업자 수는 줄고 비경활인구가 늘었다"며 "여성이 비경제활동의 가사(집안일)로 많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청년 취업난 가중…자영업 감소세 전환 임박

청년층 취업시장도 얼어붙었다. 20대 취업자 수는 지난달 8만5천명 줄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률이 전년과 같다는 가정 아래 인구 변화로 인한 취업자 수 변화가 나타나는 인구효과를 제외하면 20대 취업자는 무려 11만2천명 감소로 취업난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대는 20대 초반에서는 8만4천명 늘었지만 20대 후반이 16만9천명 감소해 주취업 연령대의 취업난이 심각했다.

이는 최근 고졸 채용 확대 등으로 상대적으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고용여건이 개선됐지만 20대 후반은 경기적 요인과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특히 출판영상과 금융보험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가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7.5% 감소하고 매출 600대 기업 가운데 15%가 인력감축 등의 계획이 있어 신규채용 감소에 따른 청년 취업난은 가중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세를 이끌었던 자영업도 곧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고용지표의 둔화를 예고했다.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로 16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지난해 7월 19만6천명에서 8월 12만3천명, 9월 11만1천명, 10월 4만8천명, 11월 3만8천명, 12월 1만2천명 등으로 증가폭이 빠르게 줄었다.

자영업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증가폭이 둔화하거나 감소폭이 확대됐다. 청년층과 40대는 각각 3만3천명, 2만1천명 줄었고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는 3천명 증가에 그쳤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계절조정 수치로 보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자영업의 구조조정으로 자영업자가 고용한 임금근로자도 줄면서 전체 고용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1만2천명 늘어 6개월 연속 10만명 안팎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는 2011년 하반기에 큰 폭으로 취업자가 줄었던 기저효과와 기업들의 구인수요가 꾸준히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기재부는 풀이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 32만명 달성 불확실

기재부는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을 32만명으로 제시했으나 지난달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나빠 목표 달성은 불확실하다.

기재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2013년 경제전망'에서 취업자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추세수준을 회복하고 고용률도 59.5%로 올해(59.4%)보다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은 3.0%로 지난해(2.1%)보다 비교적 크게 높아질 것으로 봤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의 43만7천명보다 1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추세적 인구 둔화로 노동시장 유입인구 증가세가 둔화하고 자영업 과당경쟁 등에 따라 은퇴 후 노동시장 진입 여건도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자영업 효과가 컸지만 올해는 자영업의 구조조정과 경기효과가 겹치면서 20만명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성장률은 작년보다 높겠지만 수출 중심이라 고용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소비와 건설경기 등이 개선되기 어렵다"며 "고령자의 소비성향도 빠르게 떨어지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은 2002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위기 이전의 통상적인 흐름을 능가했다.

지난해 일자리 창출은 서비스업이 주도했으며 제조업도 추세적인 감소에서 벗어나 취업자가 3년째 증가해 고용 호조에 이바지했다.

지난해 고용지표의 주요 특징을 보면 주40시간 근로제 등으로 근로시간이 줄어 자발적 단시간 근로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간제 일자리 가운데 자발적 선택 비중은 2009년에는 38%였지만 지난해는 44%로 높아졌다.

장년층이 일자리 찾기도 두드러졌다.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폭을 보면 전체는 0.2%포인트였으나 50대는 0.7%포인트, 60세 이상은 1.0%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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