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월급이 낫지'..재취업 베이비부머 증가

2012. 12. 17.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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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제조업체로 이동 증가, 창업 인기는 '시들' 경기부진 장기화·자영업 경쟁 격화 탓

영세 제조업체로 이동 증가, 창업 인기는 '시들'

경기부진 장기화·자영업 경쟁 격화 탓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구정모 기자 =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자 베이비부머들이 창업 대신 영세 제조업체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내수 소비가 좀체 살아나지 않은 데다가 그동안 음식과 도ㆍ소매업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많이 늘어난 탓에 창업의 이윤 동기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자녀 부양 등의 이유로 여전히 일해야만 하는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은 '답이 안 보이는' 자영업 대신 소액이라도 꼬박꼬박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제조업체로 취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 증가세 둔화…50대 창업 줄어든 탓

올해 취업자 증가세를 이끌었던 자영업이 최근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1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1월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8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영업자가 5년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자영업자 증가폭은 3월 12만5천명에서 4월 16만3천명, 5월 18만6천명, 6월 16만9천명, 7월 19만6천명 등으로 확대했다.

이후 경기악화의 영향권에 들면서 8월 12만3천명, 9월 11만1천명, 10월 4만8천명, 11월 3만8천명 등으로 증가세가 확 꺾였다.

자영업자 증가세 둔화엔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공급원이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생)들이 창업에 나서길 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1월까지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월평균 7만5천명 늘었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의 월평균 증가규모(12만5천명)의 60%에 달했다. 다달이 자영업자가 5명 늘었을 때 그 중 3명이 50대 이상이란 뜻이다.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만명 내외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5월부터 급격하게 증가세가 꺾이면서 지난달에 그 규모가 3천명에 불과했다.

◇자영업 너무 몰려…팽창 한계

베이비붐 세대 중심의 자영업자 증가세는 언젠가 꺼질 것으로 예상됐다. 자영업 자체가 낮은 진입 장벽, 준비되지 않은 창업, 유행에 따른 유사업태 난립 등으로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는 구조여서다.

특히 음식과 도ㆍ소매업 등에서 자영업자 증가세가 몰린 탓에 과포화 상태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가령 은퇴자들이 손쉽게 나서는 편의점의 경우 2006년말 9천928개에서 지난해 말 2만1천221개로 급증했다. 신규 편의점 수가 2009년 1천645개에서 2010년 2천807개, 작년 4천284개로 크게 늘어서다. 이제 편의점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킨점(2만7천여개)만큼이나 많아졌다.

이에 따라 편의점의 경영상태는 나빠졌다. 신용보증기금의 분석에 따르면 편의점 부실률은 2010년 4.6%, 지난해 4.8%에서 올 1분기 8.7%, 2분기 8.8%로 수직 상승했다. 전체 업종의 부실률(5.9%)보다 높았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선빈 수석연구원은 최근 자영업자 증가세를 `고밀도화, 고연령화, 고부채' 등 '3고(高) 현상'으로 정리했다.

자영업 종사자의 증가분이 도ㆍ소매, 음식ㆍ숙박 등 일부 업종에 집중했다. 또 자영업자의 최다 연령대는 2000년 40~45세(17.0%)에서 지난해 51~55세(16.7%)로 고령화됐다.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159.2%로 상용근로자(78.9%)의 두배에 달할 정도다.

김 연구원은 "전통 자영업이 고밀화로 귀결돼 경쟁을 격화시키고 자영업자의 안정적 소득 확보를 저해하고 있다"며 "장년층들이 노후준비는커녕 영업 부진,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영세 제조업체서 '인생 2모작' 시작하는 50대 늘어

자영업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들은 재취업의 길로 가고 있다. 장년층은 은퇴 후에도 자녀 부양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가 퇴직하는 연령은 54세다. 하지만 이들은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해 68세가 되어야 최종적으로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초ㆍ중반에 생애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베이비붐 세대들에겐 결국 창업이냐, 재취업이냐 두 갈래 길밖에 없는 셈이다.

그동안 '자의 반ㆍ타의 반' 창업 쪽으로 쏠렸다면 최근 들어 영세 제조업체 재취업하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기재부 분석을 보면 종사자가 5~9인인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50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로 7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9월 1만9천명, 10월 2만8천명, 11월 2만8천명을 기록했다. 이 시기는 50대 자영업자 증가세가 급격하게 완화된 시기이기도 하다.

결국 5~9인 제조업체에 일하는 50대 취업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로 감소했다. 50대 자영업자가 많이 늘어난 시기와 겹친다.

최근 1년반 사이 50대 자영업자와 50대 5~9인 제조업체 취업자간 역(逆)의 상관관계를 보인 것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자영업 경쟁이 심화하고 언론 등에서 자영업 팽창의 문제점을 지적함에 따라 자영업 증가율이 둔화했다"며 "50대가 상대적으로 창업보다 재취업으로 경로를 틀었을 수 있는데, 이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는 대규모 사업체보다 영세한 사업체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justdust@yna.co.kr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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