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새 사업 없다" 73% 30대 그룹도 투자 빙하기

이가영 2012. 12. 1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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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3 경영계획' 설문

우리나라 30대 그룹 네 곳 중 한 곳은 내년에 올해보다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파악됐다. 또 73%인 22개 그룹은 현재 투자하고 있는 분야 외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국내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2013년도 경영계획'을 조사한 결과다.

 ◆내년 투자계획은=30대 그룹의 절반 이상인 16곳은 올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확대하겠다는 곳은 6곳(20%)에 불과했다. 30대 그룹이 내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최대한 보수적 투자계획을 가진 것이다. 투자 축소가 이뤄지는 분야는 주로 설비투자 쪽이었다. 12일 해운 계열사인 STX 팬오션 매각을 발표한 STX 그룹의 경우 내년에 설비 부문에 10~20%가량의 투자 축소 계획을 갖고 있었다.

 반면에 투자 확대는 연구개발(R & D) 분야가 주를 이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내고 "경기 침체기에 R & D 투자에 선도적으로 나섰던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했었다"며 현대·기아차를 예로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M과 도요타, 혼다 등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이 일제히 R & D 규모를 줄였지만 현대·기아차는 늘려나간 결과 2007~2011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이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도 R & D 분야에 올해보다 10~20%가량 더 투자할 것이라고 설문에서 밝혔다. 꾸준히 스마트 그리드 분야의 투자를 늘려온 LS그룹도 이 분야의 R & D 투자를 소폭 늘리겠다고 답했다.

 채용 기상도는 흐렸다. 올해와 같은 규모로 뽑겠다는 그룹이 대부분(25곳·83%)이었고, 줄이겠다는 곳도 두 곳이었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그룹 역시 두 곳에 불과했다. 이 두 그룹은 모두 올해 신규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곳이다.

 신규사업 투자와 관련해 22개 그룹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그룹 관계자는 "신규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은 있지만 경기 상황이 불투명해 어느 분야를 택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신규사업 진출계획을 가진 8개 그룹의 관심분야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헬스케어 등이었다.

 ◆투자 환경 변수는=30대 그룹은 일제히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세계경제가 회복 시점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40%)란 전망을 내놓은 곳이 가장 많았고 '2014년 상반기'란 답도 27%였다. 201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곳도 20%에 이르렀다.

30대 그룹은 내년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첫해임에도 투자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내년 투자환경 전망을 묻자 상당수(70%)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나빠질 것(23%)이란 예상이 좋아질 것(7%)이란 관측보다 더 높았다.

30대 그룹의 내년 투자환경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뭘까. 10곳 중 6곳은 '세계경제의 회복 여부'라고 답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 펼칠 투자활성화 정책(26%)과 경제민주화 정책(14%)이 미치는 영향보다 글로벌 경제가 미칠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란 것이었다.

 '내년에 국내외적으로 어떤 업종이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에선 스마트폰 분야, 국외에선 셰일가스를 꼽는 업체가 많았다. 이 질문엔 20여 그룹만이 답변했는데 그중 절반이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 기기 분야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모바일쇼핑의 활성화를 점치는 업체들도 있었다. 해외의 경우 답변 기업의 60%가량이 셰일가스 업종의 성장세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분야는 국내외 할 것 없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일부 기관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전혀 그렇지 못하고, 특히 선거라는 불투명한 상황 때문에 업체들이 일단은 유보금을 쌓고 투자는 상황을 봐 가며 결정하자는 생각을 가진 것이 설문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 기간에 경제민주화 이슈가 경기 개선 이슈를 덮어 기업들로서는 불안감이 더 클 것"이라며 "그래서 세계경제의 회복 여부가 기업들의 투자를 결정하는 큰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가영.한은화 기자 ideal@joongang.co.kr

▶이가영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ideal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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