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감세 상한선 추진 고소득자 세금 더 낸다

중앙일보

고소득자는 내년부터 세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내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고소득자가 받을 수 있는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에 상한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미 국회는 소득세 최고 세율(38%)을 적용하는 범위(현재 3억원 초과)를 넓히는 것을 추진 중이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고소득자가 내는 세금은 지금보다 늘어나는 셈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특정 개인 또는 사업자에 비과세·감면 총액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방식은 두 갈래다. 근로자는 고액 연봉자만 대상으로 감면액 상한이 정해진다. 변호사·의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사업소득자)는 최소한으로 내야 하는 세금 비율(최저한세율)이 높아진다.

 고액 연봉자에 대한 감면액 상한의 대상과 한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재정부 관계자는 "중산층 근로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적어도 1억원 초과 소득자에 대해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대상 확정을 위해 재정부는 소득세 최고 세율이 적용되는 3억원(과세표준액 기준) 초과 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안, 2억원 초과(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최고 세율 구간)와 1억5000만원 초과(민주통합당) 등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실시 중이다.

단 상한액이 정해지더라도 부양가족에 대한 인적 공제, 장애인 의료비 등은 감면 한도에서 제외된다. 신용카드 사용액 공제 등은 이미 개별 항목에 대한 상한이 있는 상태다. 재정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대학생 자녀 교육비, 근로자 본인 학비 등에 대한 혜택이 축소되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통계연보(2010년 기준)에 따르면 총 소득 800만원 초과~1000만원 이하 계층은 1인당 256만원의 소득세 비과세·감면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1억원 초과~2억원 이하 계층은 이보다 3.2배 많은 822만원을 경감받는다. 2009년 기준 근로소득 대비 소득공제액 비율은 상위 10%가 12.2%인데 반해 하위 10%는 9.4%에 그쳤다.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선 최저한세율을 산출세액의 35%에서 4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각종 감면을 받더라도, 감면을 반영하지 않고 산출한 세액의 40% 이상은 세금으로 내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감면액이 줄면 경기 대응을 위해 쓸 수 있는 세금 수입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세수 효과는 구체적 대상이 확정되지 않아 추정하기 어렵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근로자 소득공제 총액을 6조317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안은 또 소득세 부과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정치권에 대한 대안이기도 하다. 재정부는 최고 세율 구간 확대 등 근본적인 개편은 새 정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감면액 축소는 틀을 바꾸지 않으면서 증세 강화를 할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박 장관은 "비과세·감면 하나하나를 철폐하는 것보다 총액을 제한하는 것이 (방식 면에서도)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이미 국회 재정위 조세소위에서 현행 14%(과세표준액 기준)를 16%로 높이는 안에 여야가 합의한 상태다. 정부안은 15%였다.

과세표준

 세금을 매길 때 기준이 되는 과세 물건의 수량이나 가액이다. 줄여서 과표라고 쓰기도 한다. 과표에 세율을 곱하면 납부해야 할 세액이 나온다. 예를 들어 소득세 과표는 각 개인의 연간 소득금액에 비과세 소득과 각종 공제를 빼서 계산한다. 법인세 과표는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 주세의 과표는 주류 제조장에서 반출하거나 보세구역에서 인수하는 주류의 수량이다.

김영훈 기자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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