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마켓 안에 패션매장… 신발매장에 엔터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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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연 최고급 식음료 전문점 SSG푸드마켓에는 패션 편집매장 '마이분'이 있다. 이 매장은 식품점과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먹거리를 사러 SSG를 찾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아 두는 '바람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강아지 모양의 귀여운 클립홀더, 나무로 만든 관절로봇, 화려한 큐빅 장식이 달린 곰 인형 등 다른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보기 힘든 신기한 물건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 액세서리 브랜드 앰부쉬와 빅뱅의 지드래곤이 협업해 만든 목걸이와 펜던트는 가격이 각각 158만 원, 88만 원이나 하는데도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와 살 정도로 인기다.





불황을 뚫기 위해 다른 산업과 손을 잡는 컬래버레이션이 유통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다.위에서부터 식품점 SSG푸드마켓에 들어선 패션편집매장 '마이분', 패션몰에 입점해 인기를 끌고 있는 YG숍,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열린 서울옥션의 '아트 포 인테리어' 전시회. 각 업체 제공

마이분은 패션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에디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세계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밀란 부크미로빅이 매장 구성에 참여했다는 사실 때문에 SSG가 개장할 때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SSG 관계자는 "마이분은 SSG마켓이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SG와 마이분의 동거에서 보듯 최근 유통업계에서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협업(컬래버레이션)이 늘고 있다. 그동안 컬래버레이션은 디자이너 간 협업을 통해 혼자서는 상상하기 힘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산업이 만나 창의력과 혁신을 공유하며 새로운 고객을 찾아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초 서울 중구 소공동 영플라자에서 선보인 한국형 제조유통일괄형(SPA) 편집매장 '코스(KHOS)'도 컬래버레이션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사례다. 코스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잘나가는 브랜드, 수출을 통해 품질을 검증받은 온라인 슈즈 브랜드와 함께 매장 한편에 YG엔터테인먼트 숍을 입점시켰다. 싸이, 빅뱅, 2NE1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의 사진과 캐리커처 등 팬시용품부터 의류까지 다양한 상품을 함께 팔기로 한 것이다.

때마침 '강남스타일'이 세계적 히트를 치며 YG숍은 '대박'을 냈다. 2, 3평짜리 이 매장에서 같은 점포 내 최고인 하루 평균 35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고무돼 최근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낸 코스 2호점에서는 YG숍의 면적을 서울 매장의 2배가량으로 늘렸다. YG엔터테인먼트도 공식 채널 외에는 음반을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코스 매장에서 소속 가수의 음반을 판매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은 지난달 서울옥션과 함께 '아트 포 인테리어' 전시회를 열었다. 문화콘텐츠를 강화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백화점과 구매력 있는 소비자와의 접촉면을 넓히려는 미술품 경매업체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에서였다.

170여 점의 미술품과 10여 점의 빈티지 가구 및 소품을 선보인 이 행사에서는 전시품 판매도 이뤄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테리어용으로 적합한 30만∼50만 원대의 판화부터 비교적 고가인 500만 원 안팎의 그림까지 다양한 작품이 팔렸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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