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주식, 연 6% 수익률에 만족하라"

고란 입력 2012. 11. 15. 00:23 수정 2012. 11. 1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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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꽃' 지위 흔들 .. 세계가 논쟁"예전 같은 경제성장률 불가능 .. 일본 잃어버린 20년 답습 가능성""부동산·채권보다 주식 수익 높아 제로금리 시대 여전히 유망" 반론도

"주식 투자로 10% 벌겠다고? 기대하지 마라. 앞으로 5~10년간 수익은 연 4~5.1%에 그칠 것이다."(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사우밀 파리크 포트폴리오 매니저, 13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금이 주식 투자의 적기다. 기준 금리가 비현실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채권은 별 투자 매력이 없다."(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데니스 스타트만 포트폴리오 매니저, 1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자산시장에서 주식의 독보적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덩달아 합리적인 주식 투자 수단이었던 주식형 펀드도 쇠락하고 있다.

 20세기는 '주식 숭배(Cult of Equity)'의 시대였다. '주식 숭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의 제러미 시겔 교수가 주장한 "장기적으로는 주식이 가장 뛰어난 투자 수단"이라는 믿음을 말한다. 그는 저서 『주식 투자 바이블(Stock for the Long Run)』에서 1802년부터 2006년까지 204년에 걸친 미국의 주식·채권·금의 수익률을 분석했다(인플레이션 고려). 그 결과 주식은 연 6.8% 올랐지만 채권은 연 3.5% 오르는 데 그쳤다. 금은 거의 오르지 못했다. 실제로 1900년대 초 100에도 못 미치던 미국 다우지수는 현재 1만3000 선에 육박한다. '주가는 언젠가 오른다'는 지난 세기의 경험은 '장기투자'라는 교리를 만들었다.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는 7월 말 자사 홈페이지에 '8월 시장 전망' 보고서를 올리면서 이러한 주식 숭배를 비판했다. 그는 "최근 주식과 채권의 장기수익률 하락세를 감안할 때 시겔 교수가 제시한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우리가 생전 다시 접할 수 없는 역사적인 돌연변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스의 '행동대장' 격인 파리크 매니저의 글도 그로스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는 "유로존 부채 위기가 독일 경제마저 위협할 정도로 강한 충격을 일으키고 있고, '재정절벽(fiscal cliff)' 리스크를 포함한 불확실성이 (미국) 기업 투자를 가로막으면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구조의 한계도 지적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신규 일자리 창출보다는 은퇴자가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생산성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도 향후 5~10년간 경제성장률 및 증시 상승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거 110년간 연평균 6.4%이던 경제성장률은 4~5%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장기성장률 하락으로 증시가 늪에 빠진 대표적인 곳이 일본이다. 6%이던 기준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려 경기부양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게 '잃어버린 20년'이다. 1989년 말 4만 선에 육박하던 닛케이 지수는 계속 떨어져 최근엔 8600 선으로 주저앉았다. 4분의 1토막이 났다. '장기투자=수익'이라는 등식은, 적어도 일본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미국 시장에서도 일본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주식 비관론자의 우려다. 경기부양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미 기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렸다. 금리를 더 낮출 수 없으니 대신 시장에 직접 돈을 푼다. 그로스는 앞서 "미 연준의 제로 금리가 미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주 거품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폭락 등을 경험한 이후 미국에서는 돈 있는 세대의 주식 선호도가 현저하게 줄었다. 인베스트컴퍼니인스티튜트(ICI)에 따르면 2000년에는 50대의 절반이 자산의 8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답했지만 2010년에는 그렇게 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중이 반 토막 났다.

 투자자의 성향이 바뀌면서 주식형 펀드에서는 돈이 빠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04년 4월을 기점으로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의 증가 폭이 꺾였다. 2007년부터는 아예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1500억 달러 가까운 돈이 주식형 펀드를 이탈했다.

 그나마 돈 들어오는 건 인덱스 펀드다. 1997년 전체 펀드 가운데 6.6%에 그치던 인덱스 펀드 비중은 지난해엔 16.4%까지 커졌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유재홍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잘해 시장보다 나은 수익을 내는 펀드가 드물어졌다"며 "이에 실망한 투자자가 '그럼 비용이라도 싼 펀드가 낫겠다'고 돌아서면서 인덱스 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를 필두로, 시장보다 초과수익을 내왔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가 잇따라 현업을 떠나는 것도 더 이상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워서다.

 그러나 숭배의 대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주식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시장의 주류다.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인 뱅가드그룹의 공동 창업자 존 보글은 지난달 미 경제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앞으로 10년간 주식이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은 90%"라고 주장했다. 26년간 주식·부동산·부동산투자신탁(리츠)·채권 등을 포함한 15개 투자상품의 수익률을 비교해 주식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로저 이보손 예일대 교수 역시 주식을 선호한다. 그는 최근 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옛날처럼 주식 투자로 연간 두 자릿수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졌지만 현재 안전자산(미 국채)의 수익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을 감안하면 주식 투자로 기대되는 6~8% 수익률은 만족할 만"이라며 "여전히 10%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고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neo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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