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회장 추모식…삼성·CJ '신경전'

뉴시스

삼성 "정문 출입 안돼" VS CJ "추모식 의미 퇴색"
재계 "삼성家 상속 소송과 무관치 않은 듯"

【서울=뉴시스】박상권 기자 = 삼성 창업주 이병철회장의 추모식(19일)을 둘러싸고 삼성과 CJ그룹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삼성과 CJ그룹은 올 2월부터 이병철 선대회장의 차명 재산을 놓고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CJ그룹은 14일 "최근 삼성호암재단으로부터 이병철 선대회장의 선영 정문 출입 금지와 선영내 한옥(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을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호암재단은 지난 6일 CJ그룹에 ▲가족 행사가 없음 ▲오전 10시30분~오후 1시 삼성그룹 참배 ▲타 그룹은 오후 1시 이후 자유롭게 방문 ▲정문 출입 불가, 선영내 한옥 사용 불가 등의 내용을 통보했다.

CJ그룹은 "가족간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 삼성의 통보는 가족 행사를 통해 선대 회장의 업적과 뜻을 기리자는 추모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특히 삼성 측이 정문 출입을 막고 제수(제례에 쓰는 음식) 준비에 필수적인 한옥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이건희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가족들은 지난 24년간 정문·한옥을 통해 선영을 참배해왔으며, 맏며느리인 손복남 CJ 고문은 한옥에서 제수를 준비해왔다"며 "'뒷문으로 왔다가라'는 삼성의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와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CJ는 삼성이 정문 및 한옥 사용 불가에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 않은채 뒷문으로 왔다가라고 통보한데 대해 사실상 다른 형제 및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CJ그룹은 "예년처럼 정문과 한옥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암재단을 통해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선대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은 선영에서 부사장급 이상 50여명과 함께 별도의 추모식을 가질 계획인바 정문 과 한옥 사용을 삼성 측에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CJ그룹은 추모식과 별개로 집에서 치러지는 제사를 이재현 회장이 계속 지내왔고 올해도 변함없이 지낼 계획이다.

재계에선 추모식 개별 진행이 삼성가 상속 소송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CJ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동생인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해 온 선대 회장의 주식 중 상속분을 달라며 올 2월 소송을 냈다. 아직까지 법정다툼이 진행 중이며 추모식 이후 오는 28일에는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 일로 감정이 상한 이건희 회장이 추모식을 그룹별로 따로 하자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측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소송을 낸 당사자는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든 관여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법정 소송비용 부담과 법무법인 선임 등에 CJ측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추모식을 그룹별로 하는 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소송과도 무관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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