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L자형 불황' 공포..4분기는?

2012. 10. 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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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수요 늘어..수출 회복 기대얼어붙은 소비심리..내수 시장 힘겨워

[세계파이낸스]

한국은행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이 뚝 떨어진 가운데 실질 GDP 성장률도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L자형 불황'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내년말까지 불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은 등은 "'U자형 회복'까지는 아니더라도 4분기에는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며 시장불안을 가라앉히는데 열중하는 모습이다.

◆'L자형 불황' 가나? 코스피도 폭락

26일 한은이 발표한 '2012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GDP는 전년동기 대비 1.6% 성장하는데 그쳐 충격을 줬다.

분기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치던 지난 2009년 이후 3년만이다. 특히 1분기 2.8%에서 2분기 2.3%를 거쳐 3분기 1.6%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폭이 급격하게 축소돼 상저하추(上低下墜)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전기 대비 성장률도 1분기 0.9%, 2분기 0.3%에 이어 3분기 0.2%도 거듭해서 줄어들고 있다.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일자리 7만여개가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소비가 악화되면서 기업의 매출은 줄어들고 그에 따른 영향으로 다시 신규 고용이 축소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위험이 높다.

불안심리가 전파되면서 주식시장도 광란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1891.43으로 마감해 전일보다 33.07포인트나 폭락했다. 코스피지수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9월 6일(1881.24) 이후 34일 만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말은 돼야 본격적인 경기 회복 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L자형'을 벗어나기 어려움을 피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까지는 혹독한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은 제각기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과 금융연구원 등은 "경기가 그토록 폭삭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4분기에는 국내외를 둘러싼 경제환경이 지금보다는 훨씬 호전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가 모두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이 2.4%의 전망치보다 못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7월의 3.0%에서 2.4%로 0.6%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4분기에는 수출 증대와 정부 투자 등이 겹쳐 3분기보다는 여러모로 나아질 것"이라며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2%는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진한 수출, 활로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올해 내내 우리나라의 수출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은은 올해 수출이 5450억달러에 그쳐 지난해(5552억달러)보다 1.8% 내려갈 것으로 추정했다.

다행히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상반기와는 달리 3분기에는 수출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이다. 한은의 GDP 자료를 보면 3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2.5% 늘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수출이 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입을 모아 4분기에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액도 한층 더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유럽과 미국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개월여만에 1100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임 연구위원은 "전자, 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이미 튼튼한 품질경쟁력을 갖춰 다소의 가격 변화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내수 살아날까?

극도로 부진하긴 내수 시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불황 탓에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수출 부진으로 인한 설비투자 저하가 문젯거리로 지적된다.

한은의 '2012년 10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8에 그쳐 전월(99)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5월(105)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설비투자도 전기보다 4.3% 감소했다. 제조업은 전기 대비 -0.2%의 마이너스성장 상태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는 주로 수출에 따라 좌우된다"며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위협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에 놓인 내수가 살아날 수 있을까. 이를 두고 업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 전망이 수출 전망보다 더 밝다"며 "지금 소비는 가처분소득 감소보다 심리에 의한 영향이 크다. 따라서 심리만 회복되면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수출이 살아나면 설비투자도 살아날 것"이라며 "올해 최악의 상태였던 건설투자도 슬슬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보다 0.6%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도 0.2% 늘었다.

그러나 임 연구위원은 "4분기에 당장 소비심리 개선이나 설비투자 증대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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