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월 360만원 벌어 얼마나 쓸까
[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저소득층 월20만원 '적자', 상위20%는 750만원 벌어 235만원 저축]
계층에 따라 월평균 소득과 지출 규모가 큰 차이를 보여 양극화를 실감케 했다.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는 매월 128만 원을 벌어 20만 원씩 적자를 낸 반면, 상위 20%는 749만 원을 벌어 235만 원을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평균 가구원 2.59명)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128만 원이다. 이는 근로, 사업, 재산, 이전소득 등 경상소득과 비경상소득을 모두 합한 금액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0.1% 늘어난 수치다.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과일, 채소 등 식료품 가격상승과 주거비 및 교통지출 증가 등으로 소비지출이 월평균 124만 원에 달했다. 128만 원을 벌어서 생활비로 124만 원을 쓰고 나면 당장 남는 게 4만 원 뿐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으로 월평균 부담해야 하는 비소비지출이 24만 원에 이른다. 결국 하위 20% 가구는 매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 20만 원씩 적자를 떠안는 셈이다.
이들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전년 동기 대비 4.6%p 감소했지만 허리띠를 조일 대로 조여도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평균 3.67명)는 월평균 749만 원을 벌어들여 하위 20%와의 소득차가 621만 원에 달했다. 소득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6%로 근로, 사업, 재산, 이전소득이 골고루 늘었다.
상위 20% 가구의 소비지출은 369만 원이며 세금 등 비소비지출은 145만 원으로 지출을 뺀 흑자액은 235만 원이다. 매달 235만 원을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이들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전년 동기 대비 0.5%p 줄어든 데 그쳐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지출 여파가 전 계층 가운데 가장 미비했다.
중산층이 집중 분포돼 있는 소득 3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59만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난 것으로 근로, 사업, 이전소득에서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재산소득은 주택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3분위 가구는 소비지출이 228만 원, 비소비지출이 60만 원을 나타냈다. 평균소비성향은 5.1%p 가장 많이 하락했고 교통비, 기타상품 및 서비스지출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여력이 있어도 경기불안으로 저축을 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저축가능 흑자액은 71만 원 수준이다.
역시 중산층 이상이 분포돼 있는 4분위 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47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이들 가구는 소비지출로 282만 원을 쓰고 비소비지출로 88만 원을 썼다. 저축가능 흑자액은 102만 원 규모다.
이들은 다른 계층과 비교해 가정용품, 가사서비스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평균소비성향은 2.8%p 줄어드는 데 그쳐 1~3분위 계층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정도는 덜했다.
소득 하위 20~40% 계층인 2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63만 원이다. 소비지출은 190만 원, 비소비지출은 44만 원이며 매월 29만 원 가량 저축이 가능하다.
이들 1~5분위 계층 전체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394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 소득증가율은 3.7% 수준이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고용회복이 나타나면서 4.76배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개선된 수치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계층 간 격차는 크다. 의식주를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상승하면서 저소득층은 소득이 늘어도 경제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은 "서민가계의 소득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하고 생활물가 안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 gor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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