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음료 등 인기 식품만 가격 인상 '꼼수'

송욱 기자 2012. 8. 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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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면이나 과자, 음료 같은 가공식품 가격이 봇물 터지듯이 오르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별로 안 올리는 거라고 주장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꼼수'가 숨어있습니다.

송 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말 맥주 가격 인상에 이어 최근 보름 동안 값이 오른 가공식품은 품목별로 라면과 참치, 즉석밥 등 무려 10여 가지입니다.

[윤현숙/서울 목동 : 저희 서민들이 많이 찾는 식품들인데 가계 부담도 되고, 미리 사서 쌓아 놓을 수도 없고.]

롯데칠성도 지난 10일 사이다와 콜라 등 10개 음료의 출고가를 최고 7% 올렸습니다.

대신에 6개 제품값은 내려 전체 매출 기준으로 인상효과를 3%로 최소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내린 제품은 매출 비중이 작고 FTA로 가격 인하 요인이 있던 게 대부분입니다.

[마트직원 : (가격 인하 제품은 없어요?) 네, (그 제품은) 입고가 안 돼 있어요. (많이 팔리는 제품이 아닌가요?) 저희 점포에 없으면 딴 데도 없을 것 같은데.]

최근 과자 값을 올린 농심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과자류 가격 인상률이 평균 2.8%라고 밝혔지만, 연 매출이 600억 원이나 되는 새우깡 등 3개 주요 제품 가격은 올리고 비중이 미미한 2개 제품 가격은 내렸습니다.

업체들은 가격 인상 요인을 다 반영하지 못했고, 일부 제품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을 내렸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이주홍/녹색소비자연대 국장 : 자기네들 이득은 취하면서 소비자한테는 가격을 인하했다며 생색내려는 꼼수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다른 식품업체들도 제품 포장이나 성분을 조금 바꾸면서 가격을 올리거나 용량을 줄여 빈축을 샀습니다.

업체들의 '눈가리고 아웅'식 인상에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만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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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 기자! 겁이 날 정도로 너도나도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정부가 눈감아준다고 봐야겠죠?

<기자>

네, 국제곡물가격 같은 원재료 값이나 인건비 등이 급등하다 보니 정부가 식품업계를 더 이상 누르기 힘든 상황입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1.5%에 그치면서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소비자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가격이 오르면 힘들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기자>

네, 정부도 마냥 방관만 하고 있지는 않은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14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가격 인상에 편법이나 담합이 있는지 살펴 부당 이익은 적극 환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욱 기자 songx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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