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8조 쏟은 '항공우주산업' 민영화 추진

2012. 7. 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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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책금융공사 매각 공고

인수금액 1조5천억 예상

국내 대기업만 참여 가능

노조 "특정재벌 특혜" 반발

정책금융공사가 항공 관련 국내 유일의 방위산업 기업이자 공적자금을 8조원이나 투입한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을 강행해, 특정 대기업한테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31일 보유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일부(11.41%)를 포함해 주주협의회 소유 지분 41.75%의 매각 공고를 냈다. 오는 8월16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아 예비입찰적격자를 선정해, 올해 안에 매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 노조는 "항공산업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방위산업인 동시에 자주국방을 상징한다"며 "정부가 민영화를 강행하는 것은 자주국방의 이익을 팔아 특정 재벌에게 특혜를 주기 위함"이라고 비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매출 1조2857억, 영업이익 1060억원을 기록하는 등 알짜 기업이다. 지난해 '티(T)-50 고등 훈련기'를 수출하는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 관련 방위산업을 맡고 있으면서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외환위기 시절 대기업들이 뛰어든 항공산업의 부실을 정부가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각 회사의 항공 부문 사업을 통폐합해 흑자 기업으로 전환시켰다. 전망도 밝다. 정책금융공사는 투자설명서에서 "한국형 전투기 케이에프-엑스(KF-X) 개발사업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책금융공사는 방위산업 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감안해 입찰 참여자를 국내 투자자로 제한했다. 또 컨소시엄을 이루더라도 최대 기업이 매각 지분의 33.33% 이상을 반드시 인수하도록 했다. 증권업계는 인수 금액을 1조3000억~1조5000억원을 추산한다. 결국 큰 자금 동원력이 있는 국내 대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입찰에 관심을 보인 곳은 대한항공뿐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현재 부채비율이 약 800%에 이르는 등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입찰가를 높게 쓰기가 어렵다. 이른바 '흥행'이 쉽지 않은 셈이다. 이번 입찰 때 대한항공이 단독 참여하면 자동 유찰되고, 재입찰 때도 단독 참여하면 매각 작업이 진행된다.

게다가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이 강행되는 것과 달리, 자산관리공사는 시장 상황 악화로 투자비를 제대로 회수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연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영화 저지를 위한 사천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박동주 집행위원장은 "8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알짜 기업을 특정 기업에 헐값에 팔아치우려고 한다"며 "민영화 반대를 위해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각 정당과 정책금융공사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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