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딸도 당해봐야'발언 BJ' 인터뷰 논란

2012. 6. 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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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피해 주장 여성 "KBS 인권침해" …"합당한 인터뷰라 방송"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KBS가 인터넷방송의 선정성을 비판하기 위해 부적절한 인사를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일부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KBS가 인터뷰한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최근 성폭행 사건 등과 관련해 생방송에서 했던 발언이 그 피해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인사에게 반발을 샀었다.

KBS는 지난 18일 2TV < 아침뉴스타임 > '뉴스 따라잡기 - 인터넷 방송 선정성 도 넘었다'에서 음란·선정성·가학성을 나타내고 있는 개인 인터넷 방송의 실태를 조명했다.

KBS는 최근 △소시지 먹기 및 맨 몸에 고추냉이 바르는 벌칙 장면을 연출한 방송 △간장을 온몸에 붓는 가학적인 벌칙 장면 △쩍벌춤 춰주겠다는 여성 BJ(브로드캐스트자키·방송진행자)의 육성 △두 남녀가 엉켜있는 낯뜨거운 동영상(모자이크) 등을 사례영상으로 내보냈다.

KBS는 또한 자신 학대, 신체 일부 노출, 음란물 상영, 성행위 장면 등 문제되는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아침 방송된 KBS 2TV < 아침뉴스타임 >

KBS는 대표적인 문제 방송의 사례로 아프리카TV를 지목했다. 문제는 현재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다음TV팟에서 활동)의 말을 빌어 아프리카를 비난했다는 데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로 나온 유아무개씨는 "어느 날 제 조카가 초등학생인데 '삼촌 방송 잘 보고 있어요'(라) 그래요. 끔찍하더라고요"라며 "자신의 민망한 (신체)부위를 과감하게 방송에서 노출하고, 자위행위라든지 심지어는 미성년자들이 성관계를 맺는다든지 하는 정말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런 방송이 나간 뒤엔 자신이 그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인터넷개인방송 진행자 이경선씨(망치부인)가 거세게 반발했다. 이씨는 21일 공개한 유씨의 생방송 녹취본에 따르면, 유영기씨(유신)는 지난 14일 다음TV팟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혹시라도 하느님이 있고, 부처님이 있고, 신이 있다면 동일한 범죄에 동일하게 당하게 됐을 때 당신은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겁니다.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 거에요. 그렇죠. 본인도 스웨덴에서 딸을 키우고 있으니까 동일한 일을 겪어보십시요. 악담 맞습니다. 더 얘기할 가치를 못 느낍니다. 자기의 딸은 악플러한테 디스당한 것 때문에 콩밥 먹여야 되고, 몇 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온갖 분노의 찬 하더니 다른 집 딸은 성폭행 당하고 못할 짓 당하고 그것도 우리 잘못이 아니에요…"

이 녹취본에는 '성폭행', '성추행'이라는 표현이 들어있지 않고, 이경선씨를 특정하는 표현은 없지만, 당사자인 이씨는 자신을 빗대어 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유씨는 지난달 24일 인터넷방송에서는 "제가 예전에 '성범죄 당한사람많다' 그랬더니 (일부 누리꾼들이) '거짓말이다', 명수사건 20명 이상 터졌을 때 '그것 뿐이다'라고 했다"며 "니들이 그렇게 사니까 안돼 이 ××야. (나보고) 소설쓴다고 사기치는 놈들 똑같이 당해, 알았죠, 똑같이 당하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18일 방송된 KBS 2TV < 아침뉴스타임 >

이 때문에 이경선씨는 유씨에게 법적대응을 하겠다며 반발하는 한편으로 KBS가 이런 인물의 입으로 인터넷방송의 선정성을 논한다는 것이야말로 인권침해라며 주장했다.

이씨는 2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KBS 뉴스에 대해 "아프리카의 극소수의 사례만으로 80만 명의 방송진행자에 모욕을 가했을 뿐 아니라, (내가 판단하기에) 나에 대한 미움 때문에 개인 방송에서 내 어린 딸(만 12세)이 성폭행 당해야 한다는 취지로 (위의 다음팟 TV 녹취본 내용을) 1분20초 동안 4번이나 했던 사람의 입으로 어떻게 인터넷 방송의 선정성을 운운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이씨는 "딸아이의 엄마로서 국회 앞에서 한국방송을 향해 우리 가족의 인권침해에 대해 야외 생방송을 할 계획"이라며 "몇 달 동안 인권침해한 사람을 인터뷰해 보도한 KBS는 수신료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씨 외에도 이 뉴스에 대해 항의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시청자 송아무개씨는 KBS 시청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유영기라는 분 방송 다음팟에서 하시는거 봤느냐"이라며 "KBS뉴스라고 정말 다 믿고 봐선 안되는거라고 느꼈다"고 비판했다.

18일 아침 방송된 KBS 2TV < 뉴스타임 >

이아무개씨는 "망치부인 수다방과 같은 아프리카방송이 없어지는 때는 선정성 때문이 아니라 KBS 여러분이 사실 보도를 균형있고, 공정하게 할 때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시청자게시판에는 KBS 뉴스에서 그런 내용으로 인터넷방송의 선정성을 비판할 수 있는데 괜한 트집을 잡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일부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자는 이경선씨의 항의에 대해 이메일로 "유씨가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합당하다고 봤다. 유씨는 또한 수년간 클린캠페인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한 사람이라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한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이씨가 21일 전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공영방송 뉴스에서 인터넷 인터넷 TV가 선정적으로 흘러가는 데 대해 문제제기한 것은 뉴스로 다룰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배 실장은 "유씨가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제작진이 미화시킬 의도고 없었다"며 "해당 제작은 (IMTV라는) 외주제작사가 인터뷰 및 제작해온 것을 우리 기자가 리포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영기씨는 이경선씨나 그의 딸한테 한 얘기가 결코 아니며 인터넷상에 퍼지는 얘기에 대해 화가 나서 한 얘기일 뿐 누구에게 직접 성폭행당해보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유영기씨는 이날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나는 내부에서 인기 BJ였으나 선정적인 BJ의 방송에 대한 내부비판을 하다가 지난 3월 26일 SBS에 'BJ 명수 성폭행 사건' 뉴스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4월 2일 영구제명된 것이지 문제가 많은 BJ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유씨는 딸도 당해보라는 발언과 관련해 "BJ 명수 사건에서 여중생 여고생을 비롯해 잔인하게 성폭행한 사건, 의붓아버지에 당해온 공덕역 사건에 대해 인터넷 상에서 '정권의 음모', '조작', '설계'라는 주장이 있길래 '자기가 딸과 자식이 있다면 어떻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 당해보면 알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일 뿐"이라며 "그것이 어떻게 누구를 특정해 성폭행·강간당하라고 하는 것이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경선씨의 주장에 대해 "내가 그의 딸을 강간하라고 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며, 악의적으로 해석해서 날 자격이 없는 이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다음주에 망치부인을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적절한 인터뷰 대상이라는 비판에 대해 유씨는 "인터뷰한 내용이 발언이 옳으냐 그르냐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또한 관련자료를 KBS측에 충분히 제공했다"고 답했다.

유씨는 KBS 제작진이 인권침해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개인방송이나 사생활에 대해 사전에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 수정 22일 오전 1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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