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앵커·나가수PD 등 35명 무더기 대기발령 파문

2012. 6. 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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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7시 기습발령 "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황당…MBC 들어엎겠다는 것"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파업 124일째를 맞고 있는 MBC 경영진이 돌연 김수진 MBC < 뉴스24 > 앵커와 신정수 < 나가수 > PD, 김민식 < 내조의여왕 > PD, 박경추·김완태·한준호 아나운서 등 최근 파업과정에서 이름이 등장한 이들을 포함해 35명의 파업참가자를 무더기 대기발령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을 낳고 있다.

MBC 내부에서는 노조 파업에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보니 이제 막판까지 가는 수순이 아니겠느냐면서도 이러다 MBC라는 조직이 뿌리째 뽑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조치는 금요일 저녁 7시에 기습적으로 사내에 공지된데다 대상자 면면이 특별히 문제를 더 일으키지 않았던 이들이어서 기준과 형평성조차 잃었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MBC는 이날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승호 전 MBC < PD수첩 > PD, 김수진 마감뉴스 앵커, < 나가수 > 의 신정수 PD, < 내조의 여왕 > 김민식 PD, 강재형·김완태·박경추·한준호 등 MBC 간판 아나운서 등 35명에 대해 전격 대기발령을 명한다는 인사발령문을 MBC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했다. 직종별로는 이우호, 송요훈, 임명현 기자 등 기자 11명, 이춘근 등 시사교양 PD 8명, 예능과 드라마PD 각 1명, 아나운서 3명 등 모두 35명이다.

김수진 MBC < 뉴스24 > 앵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1일 저녁 "120일 넘게 자기 일터를 떠난 것이 과오이니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느냐. 충원을 하기도 하고, 인력수급의 필요성에 따라 발령을 낸 것"이라며 "그 근거는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오늘 대기발령을 받은 35명의 경우 MBC의 스케줄과 일정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배현진 아나운서의 노조 비판 글에 "공주병" 등의 트위터글을 올렸다 곧바로 사과한 김수진 MBC < 뉴스24 > 앵커는 "업무이탈한 것은 맞지만, 다른 조합원들에 비해 더욱 앞장서거나 딱히 한 것은 없다"며 "되레 열심히 한 후배들이 '어떻게 김수진이 대기발려이냐' '왜 나는 포함되지 않았느냐'며 이의를 제기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 앵커는 배현진 아나운서 트위터와 관련해 "이런 인사조치가 배현진씨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문이라고 하기엔 MBC의 징계 시스템이 너무 유치한 것 아니겠느냐"며 "노조와 조합원들을 공격하기 위해 낸 인사조치일 뿐, 뭔가 깊이 생각하고 (합당하게) 낸 발령이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기준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경추 MBC 아나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오늘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는데 아무도 복귀한 사람이 없으니 이런 것이라도 한 것 아닌가 한다. 정말 막판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라며 "오늘 징계 대상자 면면을 보면, 배현진 이슈가 터졌을 때 트위터로 좀 비판했거나 페이스북에 글을 썼거나, 평소 트위터를 많이 한 사람들을 대충 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 나는가수다 > 의 신정수PD

박 아나운서는 "이미 MBC가 해오던 징계의 일환이며, 35명에게 '징계아닌 징계'를 줬다고 당장 복귀라도 하면 모르겠지만, 달라질 것도 없다"며 "겁준다고 파업하던 걸 멈출 수도 없다. 경영진의 의미없는 스스로의 위안거리를 만든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 조직국장을 맡고 있는 김정근 아나운서는 "모두 다 얼굴을 드러냈는데, (최근에) 겉모습이 좀 알려진 사람이 대기발령 대상이 된 것은 과연 무슨 기준인 것인지 모르겠다"며 "금요일 밤에 너무나 기습적으로 낸 것이어서 분노에 앞서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김 아나운서는 "35명이라는 무더기 대기발령을 낸 것은 이제 MBC를 대놓고 망치겠다는 생각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위"라며 "김재철 사장의 수많은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은 하나도 없이 올림픽 관련 스포츠 PD 등 외부인력 채용, 시용기자 채용 등을 하면서 이젠 대기발령까지, 이제 MBC라는 조직의 근간을 완전히 뒤엎겠다는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성토했다.

김 아나운서는 "특히 미운 털 박힌 사람들을 이참에 안보겠다는 뜻으로밖에 안보인다"고 덧붙였다.

MBC 노조는 이날 밤 입장을 내어 "여권의 퇴진 압력까지 받은 김재철이 현재 상황을 파국으로 몰아가려는 위협조치로 보고, 추후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강력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120일 넘게 일터에서 떠난 게 누구인데 누가 공분할 일이냐"며 "회사 정상화 위해 시청자와 약속인 프로그램을 내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업무복귀명령을 했으면 복귀하면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35명 기준에 대해서는 "그런 것까지 일일이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MBC < 출발 비디오여행 > 을 진행하고 있는 박경추(왼쪽) 아나운서와 양승은 아나운서.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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