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짓누르는 이자·세금.. 소득 대비 비중 사상 최대

2012. 5. 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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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에서 차지하는 세금,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 비중이 통계작성 이래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주거비지출 증가율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뛰었고 1분기 담배비 지출 증가율도 5년여 만에 가장 높아 불황 속 답답한 서민의 속내를 보여줬다.

통계청은 1분기 가계동향에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41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득은 3.8% 늘어났다.

하지만 생활비를 제외한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79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7.3%로 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소비지출 비중은 19.16%로 2003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았다. 비소비지출은 경직성 비용이어서 증가할수록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 번 돈의 20% 가까이가 자동적으로 빠져나간 셈이어서 소득증가 효과를 못 누리고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얘기다.

특히 이자비용 지출(9만60000원)은 가계대출 증가로 인해 18.3%나 늘어 비소비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비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서민들은 돈을 벌어도 지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평균 소비성향이 지난해 동기대비 1.1%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0.1% 포인트)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래 계속 하강중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평균 소비성향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소비성향이 1.5% 포인트 증가한 반면,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인 1분위는 6.6% 포인트 급감했다.

하지만 아무리 줄이려고 해도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필수 비용지출은 대폭 늘어 서민의 등골을 휘게 했다. '실제주거비' 지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21.1%나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월세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월세 가구가 증가하면서 실제 주거비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통신서비스 지출도 7년 만에 가장 높은 6.6%를 나타냈다.

매년 연초에 나타나던 금연바람도 올해에는 옛말이 됐다. 1분기 담배비 지출 증가율은 7.5%로 2005년 4분기(11.2%) 이후 가장 컸다. 담뱃값이 꾸준히 오른 영향이 크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스트레스 탈출구로 흡연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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