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할인혜택 절반 '싹둑'

2012. 3. 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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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감소 이유

영화·음식점 할인, 주유 적립 크게 줄어

"축소 불가피" "소비자 피해" 의견 갈려

신한카드를 주로 이용하는 직장인 최수지(28)씨는 최근 카드사로부터 안내서를 받았다. 안내서에는 신용카드의 일부 서비스가 변경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 가운데 최씨의 눈길을 끈 것은 '영화 할인' 부분이었다. 그동안 최씨는 친구들과 영화를 볼 때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하면서 영화표 1장당 2000원씩 할인을 받아왔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는 이 혜택이 1500원으로 축소된다고 카드사 쪽은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해 말에도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의 전월 이용실적 기준이 강화된다는 안내서를 받은 터였다. 음식점 할인 등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전월실적 20만원만 채우면 충분했으나, 올해부터는 30만원을 꼬박 채워야 한다.

그동안 카드 수수료 문제를 둘러싼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의 갈등이 고객들에게는 별 무관한 '그들만의 싸움'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양쪽 사이에서 증폭된 갈등은 결국 고객들에 대한 혜택 축소라는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을 비롯한 신용카드사들이 대고객 서비스를 줄줄이 축소하면서 드는 명분은 경영수지 악화이다. 여론의 압박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율이 내려간데다, 수수료율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13일 신한카드, 케이비(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의 서비스 변경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포인트, 캐시백, 할인혜택 등을 최대 50%까지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 서비스를 받기 위한 전월 이용실적 한도는 강화했다. 기존에는 전달에 20만원 가량만 써도 다양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대체로 30만원 이상을 써야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는 오는 10월부터 항공 마일리지·주유 적립, 영화·음식점 할인 서비스를 큰 폭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주유 이용금액과 기프티카드 구매액에 대해서는 항공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주지 않는다. 상품별로 달랐던 주유적립 이용금액 한도는 월 30만원으로 통일된다. 영화 할인은 1장당 2000원에서 1500원으로 줄어들고, 기존에는 전월이용실적 20만원만 채워도 이용할 수 있었던 빕스, 피자헛 등 음식점 할인서비스도 이달부터는 30만원 이상을 써야 누릴 수 있다.

케이비(KB)국민카드는 주유 30만원 초과 결제금액에 대해 0.1%를 포인트리로 적립해 주던 서비스를 오는 8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프리미엄 회원들에게 제공하던 월 최대 0.4% '포인트리'(국민카드의 포인트 이름) 적립 서비스도 5월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도 캐시백이나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를 중지한다. 스마트오토 캐시백 지급 기준을 1회 승인 100만원 초과로 한정하고 체크카드의 경우 캐시백 지급률을 1%에서 0.5%로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카드도 오는 6월부터 체크카드의 엠(M)포인트 적립률을 1.0%에서 0.5%로 축소한다.

무료입장이나 할인 혜택도 큰 폭으로 줄어든다. 롯데카드는 내년 5월부터 롯데월드 무료입장 서비스를 중단하고, 자유이용권 50% 할인혜택만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체크카드의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신용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현실적으로 고객 혜택을 지금처럼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도 고객 혜택 일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고객 혜택을 줄이는 한편 사업비 등도 축소할 태세다. 고객 명세서를 우편으로 보내는 대신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전자고지로 바꾸고 있으며, 국민카드는 1만원 이하 소액결제 때 결제 내역을 문자메시지(SMS)로 일일이 바로 알려주는 '카드 사용 알림 서비스'를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종의 외상구매인 신용카드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이은 대고객 혜택의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있지만, 고객들로선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최수지씨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의 싸움에 왜 소비자가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카드사와 가맹점 어느 쪽도 비용만 줄이려고 하지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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