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임원] 이육사(이공계·60년대생·40대)가 주류

2011. 6. 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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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그룹 임원의 조건 ◆ A그룹 계열사의 M부장은 올해로 52세다. 그룹의 상사 계열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5년 전에 전자부품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대 출신의 M부장은 내심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 자리를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퇴직을 고려 중이다. 이 회사의 부장→상무 승진 연한인 5년에 걸렸기 때문이다.

"임원들의 평균 나이가 50세가 되지 않습니다. 50대 부장은 말 그대로 '쉰세대'죠. 명예퇴직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 중이에요." M부장의 말대로 매경이코노미가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전무 이하 임원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연령이 52.31세인 현대차를 제외하고 삼성은 50.76세, SK와 LG는 각각 48.67세와 49.7세였다. 4대 그룹 전무 이하 임원의 평균 연령이 50세 안팎인 셈이다.

M부장 사례처럼 서울대와 고려대, 한양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 출신 임원이 역시 다수였다.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의 전공은 경영학(17.71%)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전자·전기·컴퓨터(16.56%)와 화학공학(9.37%) 등을 많이 선택했다. 전체적으로는 공학 계열이 가장 많은 셈. 삼성, 현대차, LG화학,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IT와 화학, 자동차 업종에 몰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경이코노미는 조사 대상 업체가 제공한 자료와 공시된 자료 그리고 취재를 바탕으로 연령과 대학, 최종학력, 전공, 유학지 등을 조사했다. 총 2627명의 전무급 이하(전무, 상무, 이사)가 대상이었다. 하지만 대학, 전공 등 통계 항목별로는 총 인원 수가 차이가 난다. 자료가 없거나 공시에서도 확인하기 힘든 기업 임원 프로필 때문이다. 고향과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대기업 계열사 대부분이 고등학교나 출신 고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전무 이하 임원 수,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순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중 전무 이하만 따져도 삼성전자가 565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다음이 LG전자로 264명.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177명과 144명으로 대규모 임원진을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SK그룹 계열사의 임원진이 단출하다. 임원이 가장 많은 SK텔레콤이 96명. 지주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은 40명과 32명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제조업 기반의 회사들은 연구개발이나 엔지니어 출신 임원들이 숫자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 기업의 특성상 연구개발과 기술 기반이 중요하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제조업체 임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기업으로 임원들의 블랙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원급 연구위원이나 전문위원들만 해도 300명을 넘어선다. 양이나 질 모든 측면에서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고 평가했다.

4대 그룹 전무 이하 임원들의 평균 연령에서도 기업별 특성이 드러난다. 평균 연령 50.76세의 삼성그룹에서 제일모직(49.5세), 삼성전자(49.6세), 삼성전기(49.8세), 삼성화재(49.9세) 등이 40대였다. 반면 삼성SDI와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삼성토탈 등은 50세를 넘어선다. IT 관련 기업들의 임원 평균 연령이 상대적으로 조금 낮았다. 이런 특성은 다른 그룹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LG그룹의 경우 LG유플러스(49세), LG전자(49세), LG디스플레이(50세) 등인 반면 LG하우시스(51세), LG상사(52세), LG생명과학(52세) 등이 평균 연령이 높았다. SK는 SK텔레콤이 48.67세로 가장 낮은 반면 SK이노베이션이 52.53세로 높았다. SK텔레콤은 전무 이하 임원 연령이 가장 낮은 계열사로 나타났다.

IT업계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에선 이공계 출신의 1960년대생, 40대 임원을 일컫는 '이육사' 세대가 임원의 주류로 등장했다. 전무 이하 임원에서 60대 임원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최연소 임원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민혁 수석연구원(상무·39)이다. 현대모비스에서 경영혁신실장을 맡고 있는 윤치환 이사 역시 이민혁 상무와 같은 1972년생으로 가장 젊은 임원이다. 서울대 출신, 부동의 1위4대 그룹 주요 계열사 전무 이하 임원들의 최종학력은 학사가 1184명으로 다수를 이뤘다. 이어 석사 503명, 박사 166명이었다. 고졸도 13명이었다. 특히 삼성의 경우 10명을 차지해 고졸 임원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에 들어온 이후 학위를 받는 경우도 있어 입사 기준으로 볼 때 고졸 임원은 더 많을 것"이라며 "능력 위주의 인사가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석·박사 비율이 낮은 그룹으로는 현대차가 꼽혔다. 현대차의 경우 학사 출신 비율이 80%로 가장 높았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졸업학교가 밝혀진 1921명 중 서울대가 281명으로 압도적이었다. 그 뒤는 고려대(183명), 한양대(147명), 연세대(141명), 성균관대(119명), 경북대(94명), 부산대(91명), 인하대(72명), 한국과학기술원(71명), 영남대(64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대로는 경북대와 부산대, 영남대 등이 숫자가 많았다.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임원 비율은 30%였다. 여기에 한양대와 성균관대까지 더하면 45%로 절반에 육박한다. 기본적으로 이들 대학 출신 입사자들이 많을 뿐 아니라 승진에 있어 여전히 학벌이 주요한 요소라는 방증이다.

또한 자동차, IT 등 주요 기업들의 본부와 생산 단지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동남권에 몰려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양대 출신 임원들이 많은 점은 이공계 출신 임원들이 늘어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의 서울대 출신 비율이 38.64%로 가장 높다. 이어 LG가 15.6%, 삼성이 11.73%, 현대차가 8.66%로 나타났다. SKY 출신 비율도 SK가 67.43%나 됐다. 삼성그룹이 25.39%, LG가 32.5%, 현대차그룹이 23.09%였다.

석·박사 학위 소지자 중에는 한국과학기술원 출신들이 눈에 띈다. 전공별로는 석사는 경영학 전공자 출신이 많고, 박사의 경우 공학 박사들이 다수를 이룬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력으로 들어와 임원이 되는 경우에는 외국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고 컨설팅 회사나 외국계 기업에 있다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졸 사원들 중 일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개인적으로 MBA 유학을 고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는 삼성전자가 '최고'

외국 유학파도 늘고 있다. 최종학교를 밝힌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중 유학파는 167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미국이 128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이 14명이었고, 유럽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이 25명이었다. 하지만 유학 경력 등이 공시나 제출 자료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국외파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비율만 놓고 보면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임은 분명하다.

임원의 보수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오는 사내 이사 1인당 평균 보수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 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59억9000만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2위 역시 32억원이 넘는 삼성물산이다. 현대자동차는 20억원, LG전자 10억원, SK㈜ 14억원 정도로 고액 연봉을 자랑한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주요 계열사 사내 등기임원 평균 보수는 삼성그룹이 21억원, SK가 10억원, 현대차가 9억3400만원, LG가 6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사내 이사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이사나 상무, 전무가 받는 연봉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이사는 1억~2억원 사이, 전무는 3억~4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SK 계열사 출신 전직 임원은 "실제 임원들의 평균 보수는 2~3억원 수준이다"고 했다.

▶조사대상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토탈, 제일모직, 현대차, 기아차,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현대카드·캐피탈, 현대하이스코, LG전자, LG화학, LG상사, LG디스플레이, LG생명과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하우시스, 서브원, SK㈜,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 C&C, SK네트웍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12호(11.06.29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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