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2440만원.. 대졸 초임 연봉 하루에 챙긴 회장님

2013. 11. 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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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지난해 평균 10억원을 넘었으며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연봉과 배당금으로 136억원이나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당국은 이들 CEO의 성과보수와 실적 간 연계성이 미흡하다고 지적, 사실상 상당수 금융 CEO들의 과다 연봉이 도덕적 해이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2년 전 미국에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를 야기한 금융가의 탐욕을 연상케 할 정도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화됐음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65개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성과보수 현황 등을 점검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지난해 금융업종별 CEO의 평균 연봉은 금융지주사 15억원, 은행 10억원, 금융투자사 11억원, 보험사 10억원이었다. 이는 일반 금융사 직원 연봉의 평균 20∼26배에 달하는 액수다.

특히 연봉 10억원 이상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사 28곳의 CEO는 일반 금융사 CEO보다도 최대 수입이 2배 많았다. 이들 금융사 28곳 중 금융지주사 CEO는 평균 21억원이었으며 은행 18억원, 금융투자사 16억원, 보험사 20억원에 달했다.

고액 연봉 CEO 중에서도 압권은 조정호 전 회장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은 지난해 금융지주사 11억원, 증권사 28억원, 보험사 50억원 등 총 89억원을 받았다. 하루에 약 2440만원을 번 셈이다. 잡코리아 조사 결과 2013년 중소기업의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이 1년 동안 받는 평균 2331만원보다 많은 돈을 매일 챙긴 셈이다. 특히 그는 47억원의 배당금까지 받았다.

조 전 회장은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액 연봉 논란과 관련, 증인으로 채택되자 성과급 50억원을 포기하며 국감 출석을 겨우 피해가기도 해 입방아에 올랐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이 도의적 차원에서 나머지 성과급 50여억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면서 "배당금도 차등 배당을 통해 다른 주주보다 적게 받았다"고 해명했다.

타 금융사 CEO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정은 비슷했다. 일부 금융사에서는 근로기준법 기준(연간 1개월치 월급)을 초과해 특별 퇴직금을 지급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5억원, 김종열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20억원을 퇴직금으로 챙겼다. 15년간 CEO로 재직한 박종원 코리안리 부회장(지난해 당시 사장)의 특별퇴직금은 173억원이었다.

금감원은 경영 실적이 좋으면 금융사 CEO 연봉이 늘면서 실적이 나쁘면 줄지 않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코리안리 사장은 영업 실적과 무관하게 27억원을 전액 고정급으로 받았다. 금융사들은 또 총자산순이익률(ROA) 등 계량지표는 성과 목표를 전년도 실적보다 낮게 설정하고 주관적 평가가 가능한 비계량지표는 거의 만점을 부여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성과보수 체계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불합리한 성과보수 체계 개선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지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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