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해운조합이 안전관리>낡은 배·늙은 선원·가난한 업체 '제2 세월호' 불보듯
'노후·노령·영세'로 국내 연안여객 업계가 위기에 처했다. 조속한 구조조정이 없으면 '제2의 세월호' 사태가 불보듯 뻔하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안여객 업계가 노후한 선박과 선원들의 노령화, 영세한 기업 현황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세월호 사고로 인해 연안여객 업계는 당분간 여객 감소 등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여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조속히 연안여객 업계 구조조정에 들어가 시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정부가 주도해 선사들을 대형화하고 준공영제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연안여객 업계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분야는 선박 노후화. 이번 참사를 낸 세월호 역시 선박 연령이 20년이 된 노후 선박이었다. 해수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항중인 5000t급 이상 카페리 가운데 연령이 20년이 넘은 선박은 7척에 달하며, 이 가운데 27년 된 선박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선박이 노후한 것은 이명박정부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 요구를 수용해 선박검사 기준, 선박관리 평가기준 등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조건하에 선박 연한을 최대 30년까지로 늘렸기 때문이다. 선박 회사들은 주로 일본에서 노후한 선박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국내에서 운항해 오고 있다.
선원들의 연령이 갈수록 고령화하고 있는 점도 연안여객업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전체 연안여객선 선원 8000여 명 가운데 50대가 38.1%, 60대가 38.3%에 달했다.
연안여객선을 운항하는 대부분의 선박회사들이 영세업체라는 점도 문제다. 한국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67개 연안여객 사업자 가운데 자본금 10억 원 미만 업체는 44곳(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가 영세하면 선원들의 안전 교육이나 관련 장비들도 열악할 수밖에 없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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