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앞에 선 대한민국, 정치·경제..힘 실린 10년 주기설

세종=정진우|정현수|유엄식 기자|기자|기자 2016. 10. 2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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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 구조조정 지지부진..최순실게이트 겹쳐 먹구름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 기자, 정현수 기자, 유엄식 기자] [구조개혁, 구조조정 지지부진...최순실게이트 겹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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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가 위태롭다. 경제성장률은 4분기째 0%대고 그나마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 우려까지 나온다. 수출은 올해도 역성장이 불가피하고, 실업률은 고공행진했다.

한국경제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실적은 쪼그라 들었고, 대우조선해양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은 답보상태다. 노동개혁을 비롯한 구조개혁은 진전이 없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중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10년 남짓한 사이에 또 한번 위기를 맞지 않느냐는 불안감도 확대되고 있다.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이 힘을 얻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과 지금 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당시 정부가 노동, 금융 등의 구조개혁을 추진했지만 정치적 갈등 속에 좌절되면서 경제의 체질을 개선시키지 못했다. 한보그룹과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 부실 문제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가 ‘한보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됐다.경제수장이었던 강경식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비롯해 경제관료들은 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하기 직전까지 “경제 펀더멘털(fundamentals)은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다.

지금 경제관련 부처나 한국은행의 인식도 안일하다. 유일호 부총리는 “비장한 각오”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한국 경제가 역성장(마이너스 성장률)할 수 있다는 비관론에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국은행 역시 이주열 총재가 “비관적 경제인식 자체가 미래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주체들의 비관론이 자기실현적 속성을 갖는 경향은 있지만 곳곳에서 IMF 때보다 혹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대내적 환경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둔화 등 외부로부터의 충격은 우리 경제에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미국이 1994년 초 3%이던 기준금리를 1995년 2월 6%로 올리자, 중남미에 외환위기가 닥쳤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2004년 중반 1%이던 미국 기준금리를 2년 만에 5.25%까지 올렸고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수출의 26%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둔화는 고스란히 우리의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에 발표한 ‘중국경제 경착륙 요인 점검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GDP가 1%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0.29%, GDP는 0.37% 줄어든다. 그만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열어 둔 민간 경제연구원을 중심으로 내년 성장률이 올해 정부 전망치(2.8%)나 한국은행 전망치(2.7%)보다 낮은 2% 초중반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성태 KDI(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지금처럼 대내·외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노동개혁을 비롯해 구조개혁이나 조선·해운업 등 구조조정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또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며 ”경제주체들이 현재 우리 경제여건을 엄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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