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조선해운 구조조정 비용만 31조원 달해"

나현준 2016. 10. 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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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600조원에 달하는 기업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은행 등 채권자가 떠안아야 하는 손실규모가 최대 100조원인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다봤다. 특히 최근 진행중인 조선·해운업 과정에서 채권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31조원에 달해 앞으로 구조조정발 단기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IMF는 단기충격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이같은 기업부채 축소가 투자와 고용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면서 약 10년내로 해당 충격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이 한국경제에 훨씬 이득이 된다는 지적이다.

23일 IMF가 내놓은 ‘기업부채 구조조정의 혜택과 비용: 한국을 위한 추정’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부채 구조조정 비용의 일환으로 채권자가 부담해야 하는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5.5~7.5%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현재 GDP 가치로 환산해보면 대략 80~100조원 규모다.

특히 조선·해운업의 경우 채권단 손실이 약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IMF는 추산했다.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원패키지(12조원)와 이들 은행의 내부 손실 흡수 가능액(10조원) 그리고 일부 시중은행이나 다른 채권자 부담액까지 고려하면 이같은 수치가 나온다는 계산이다. 다만 IMF는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영향을 받는 인력이 1만여명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2만명으로 예상한 국내 조선업계 분석보다는 낮은 수치다.

하지만 전산업을 놓고보면 ‘고용충격’이 현실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IMF에 따르면 기업부채 축소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고용률이 약 0.4~0.9%포인트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9월 통계청 ‘고용동향’ 기준으로 보면 약 17만~40만명 사이의 ‘실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시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IMF는 내다봤다.

지난 1분기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는 105.9%로 19개 신흥국 중 홍콩(211.1%), 중국(169.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기업부채 규모가 큰 만큼 이를 줄이는 과정에서 채권자와 근로자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년 이래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나라 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취약하다”며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수익성과 현금흐름 지표 마저 국가순위로 봤을 때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막대한 부채가 영업활동에 지장을 주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다보니 기업이 도산하게 되고 그 결과 돈을 꿔준 사람(채권자)나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근로자) 모두 길바닥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MF는 이같은 기업 구조조정 충격을 만회하는데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미래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경제의 혹인 ‘기업부채’를 털어버릴 수 있어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MF는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이후 한국의 GDP 성장률이 연평균 0.4∼0.9%포인트 오르고 고용 역시 0.05∼0.1% 늘어날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수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좀비기업이 없어질 경우 전체적으로 투자가 연평균 3.1%포인트 오르고 고용 역시 2.3%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나현준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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