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600억원' 급한데..대한항공 이사회 '공회전'

황시영 기자 2016. 9. 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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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프린스루퍼트항 '한진스칼렛호' 압류..해외 있는 33척 화물 하역 '오리무중'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캐나다 프린스루퍼트항 '한진스칼렛호' 압류…해외 있는 33척 화물 하역 '오리무중']

지난 18일 긴급 소집후 정회됐던 대한항공 이사회가 이틀이 경과한 20일에도 열리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 선박 하역비용 마련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배임을 피할 수 있는 600억원 지원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해서다.

20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내 재무팀과 이사회 멤버들이 한진해운 지원 관련 묘안을 짜내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안건이 결정되지 않아 이사회 소집도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4시간반 동안 새로운 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나,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결정한대로 '롱비치터미널 지분 우선 담보 확보' 외에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한진해운과 대주주 책임론을 거론해 이사회를 개최하는 모양새를 냈지만, 새로운 방법으로 논의해 본 것들이 모두 '배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냈을 뿐이다.

롱비치터미널 지분 우선 담보 확보도 불투명하다. 이미 롱비치터미널 자산을 담보로 끌어다 쓰고 있는 해외 6개 금융기관 및 스위스 해운사 MSC의 동의가 필요하고, 대한항공은 이들에게 공문을 보내놨으나 아직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롱비치터미널은 한진해운이 54%, MSC가 46% 지분을 갖고 있다.

대한항공 이사회 멤버는 조양호 회장, 지창훈 사장, 조원태 부사장, 이상균 재무부문 부사장 등 사내이사 4명과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이윤우 거제빅아일랜드자산관리 회장, 김재일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반장식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안용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등 사외이사 6명이다.

앞서 지난 10일 대한항공 이사회는 "한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는 롱비치터미널 등 해외터미널 지분과 한진해운이 자회사 TTI(롱비치터미널 운영회사)에 빌려준 대여금(채권)을 담보로 우선 확보한 후 대한항공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자금 600억원을 활용해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정부는 물류대란의 책임이 한진해운에 있고 이 때문에 조양호 회장이 1000억원 지원을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하역비로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의 사재 100억원 등 총 500억원은 마련됐으나, 전체 하역비용 1700억원에는 한참 모자란다.

2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총 97척 가운데 먼 해외에 있어서 국내 항만으로 복귀 유도가 불가능한 '집중 관리 선박'의 숫자는 33척이다. 국내 항만으로 복귀 예정인 선박은 35척,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29척이다. 한진해운은 벌크선도 44척 갖고 있는데, 벌크선은 화주가 척당 1명 혹은 1개 법인이고, 목적지가 한 곳인 등 상대적으로 화주관리나 운항경로가 간단해 관리 대상 선박에 포함하지 않고 잇다.

이날 해수부에 따르면, 캐나다 프린스루퍼트항에서 '한진스칼렛호'가 항만 이용료 체불을 이유로 압류됐다. 이로써 한진해운은 싱가포르항, 중국 상하이항, 캐나다 밴쿠버항에서 압류된 3척과 한진스칼렛호를 합쳐 총 4척의 선박이 압류됐다.

한진해운의 스테이오더(선박 압류금지조치) 신청도 더디다. 스테이오더 신청 역시 로펌 선정 등 비용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스테이오더는 당장 하역이 급한 미국, 영국, 일본 법원에서만 승인됐다. 싱가포르는 잠정 스테이오더 승인이 이뤄졌지만, 싱가포르 항운노조가 하역비용을 평소의 2~3배로 요구해 '한진로마호'는 지난달 31일 이후 20일째 싱가포르항에 압류중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13일 독일법원에도 스테이오더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받지 못했다.

법정관리 개시 이후 영업이 중단됨에 따라 한진해운이 해외 선주에게 그동안 빌렸던(용선한) 선박을 돌려주는 반선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8척, 벌크선 17척 등 총 35척이 반선을 끝냈거나 예정돼 있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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