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또 올해 최저치..기재부·한은 속수무책

정연주 기자 2016. 9. 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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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충격에 1090원대 턱걸이..장중 1080원대까지 뚫려
2016년 달러/원 환율 <자료=한국은행 ECOS>© News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당국의 진땀 방어에 1090원대는 겨우 사수했지만, 심해진 달러화 약세는 여차하면 환율을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7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하락한 109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16거래일 만에 1090원대 진입으로 1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직전 최저치는 지난해 5월 19일 기록한 1088.1원이다. 이날 환율은 장 중 한때 1089.70원까지 하락해 1090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1100원대를 웃돌던 달러/원 환율이 급하게 방향을 튼 것은 미국 연준(Fed)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과는 반대로 부진한 미국 지표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는 6년6개월 만에 최악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뒷받침할 지표가 없자 실망한 글로벌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 Futures)에 반영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30%대에서 18%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꿈쩍 않던 달러/엔 환율마저 104엔대에서 101엔대까지 미끄러지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을 자극하고 있다.

그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속도 조절 차원에서 환율 하락을 방어해 왔다. 지나친 원화 강세는 수출에 제동을 걸 수 있어서다. 실제 환시 개입 정황은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8월 국내 외환보유액은 3754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 급락을 저지하기 위한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 한 달간 환율은 2.8%나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은 당국 경계감도 역부족인 듯했다. 오전 중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이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구두개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환율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저점을 경신했다. 특히 이번 주는 추석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물량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 외환시장은 1080원대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하루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글로벌 환율 추세를 볼 때 당국 경계감에만 기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1090원대 초중반 흐름을 예상했는데 하락 속도가 빨랐다, 달러 매수 요인이 당장은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만큼은 아니더라도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며 당국 경계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줄고 역외 시장에서 달러화를 매도하고 있어 1080원대 진입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다만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고 당국도 심리적 방어 차원에서 1090원대를 막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원화 가치가 다른 통화보다 가파르게 오르는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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