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상반기 4000억 적자.. 세계6위 한국 해운업 무너질 위기

윤형준 기자 2016. 9. 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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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는 일단 피했지만 내년에 또 유동성 겪을 가능성 한진해운 가져와도 경쟁력 의문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4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내면서 보유 자금이 7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내년 상반기에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파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한진해운과 함께 국내 양대(兩大) 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영 실적 악화는 예사롭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마저 무너지면 세계 6위인 한국 해운업이 송두리째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대상선 실적 악화의 원인은 예상보다 심각한 글로벌 경기 침체에다 업계 경쟁 심화이다. 특히 현대상선은 비싼 용선료, 낮은 운임 탓에 화물을 운송할수록 손실을 보는 구조다. 글로벌 선사 간의 저가(低價) 운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었던 건 현대증권 매각 등으로 1조2000억원 이상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한 지 한 달여 만에 여유 자금이 1조2000억원대에서 7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한 것은 상당한 위기 신호이다.

현대상선은 내부적으로 글로벌 업황을 감안할 때 2018년까지는 영업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향후 2년간 손실 규모는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내년 상반기 이후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추정의 근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팔 만한 자산은 이미 팔아버려 더 이상 자금 확보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결국 현대상선이 살려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을 현대상선에 넘겨 '통합 현대상선'을 만든다는 복안이지만 지금 상태라면 '통합 현대상선'의 경쟁력도 의문시된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데다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한진해운이 갖고 있던 영업망이나 물량은 외국 선사에 뺏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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