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 국제소송으로 비화..한국해운 위상 '흔들'

황의준 입력 2016. 9. 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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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M터미널·조디악 등 청구소송 줄이어
정부·한진그룹 사태 수수방관에 해운산업 신인도 덩달아 추락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한진해운이 지난달 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세계 선주 및 터미널 등이 국제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으나 당장 뾰족한 해결책 없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국내 해운산업 전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해외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AP묄러-머스크그룹 계열사 APM터미널은 지난 3일 한진해운을 상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항만근로자 임금체납, 터미널 이용료 등 미납을 이유로 83만5000달러(한화 약 9억2634만원)를 압수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선사 조디악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 용선료 청구 소송을 냈다. 이 회사는 한진해운에 3600TEU(1TEU는 6m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2척을 빌려주고 있다. 현재 연체된 총 용선료는 307만달러(약 34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 선사 이스턴 퍼시픽이 한진해운에 대한 용선료 지급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같은 국제소송 비화 사태가 한진해운 차원을 넘어 국내 해운산업 전체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 해결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정부나 한진그룹 모두가 뒷짐만 진채 사실상 상황을 방관하고 있어 국내 해운업의 대내외 신인도가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한진해운 관련 한진그룹과 대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회적 책임을 지고 (물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이 현 상황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금 지원 등을 검토한다는 태도다.

반면 한진그룹은 아직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어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채권단 뜻대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으니 섣불리 나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리를 찾기 위한 해외 선주들의 소송전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텐데 정부나 한진그룹 모두 한진해운 사태를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국내 정부와 기업의 태도에 실망한 업체들이 앞으로 국내 해운업체에 일감을 맡길지가 의문"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지난 4일 기준으로 컨테이너선 61척, 벌크선 7척 등 총 68척의 한진해운 선박이 19개국 44개 항만에서 비정상 운항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컨테이너 97척, 벌크선 44척 등 총 141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는데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운항에 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fla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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