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한진해운發 물류대란에 정부·채권단 책임론(종합)

심언기 기자 2016. 9. 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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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척 바다에 둥둥..선단 141척 유령선 위기 연체를 풀어야 수습..자금 마련할 길 없어
© News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이 거세다. 예상보다 큰 파장에 정부와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후 3일만에 세계 각국의 터미널에서 한진해운 선박 41척이 입출항을 거부당하며 표류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6100억원의 유동성을 해결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41척 모든 선박이 유령선이 될 전망이다.

41척 바다에 둥둥...보유선박 141척 모두 유령선 위기

2일 한진해운과 해수부 등에 따르면, 8월31일 법정관리 신청 이후 이날까지 세계 각지의 터미널에서 입항이 거부되거나 압류된 선박은 총 45척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Δ터미널 입항 거부 27척 Δ연료유 구매불가 9척 Δ출항허가 불승인 5척 Δ선박 하역작업 중지 1척 Δ수에즈 운하 통과거부 1척 Δ용선주 요청에 따른 운항중지 2척 등이다.

이중 항만공사의 지급보증으로 부산항에 머물던 3척의 컨테이너선은 서비스가 재개됐고 운항을 거부했던 선주 1명도 이를 철회, 현재까지 집계된 비정상 운항중인 선박은 컨테이너선 37척, 벌크선 4척 등 총 41척이다.

정부의 지급보증으로 부산항에서 발이 묶인 선박 9척은 운항 재개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체불중인 미지불 금액이 61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한진해운이 운용중인 선박 141척(컨테이너선 97척, 벌크선 44척)은 모두 유령선이 될 처지에 놓였다.

각 선박에는 선박 크기에 따라 18~23명 가량의 선원이 승선한다. 한진해운 소속 선박 141척이 올스톱되면 300여명에 가까운 선원들은 세계 각지에서 미아가 될 처지다. 어쨋든 서비스대금이 지급돼야 가능한 일이지만 법정관리 상태에서 자금 마련이 요원하다.

한진해운이 선박 압류를 막기 위해 각국 법원에 압류금지명령(Stay Oder)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에 급히 착수했다.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외국도산절차(CBI·Cross Border Insolvency) 제도를 갖추고 있는 43개국이 대상이다. 그러나 중국과 파나마 등 11개 국가는 스테이오더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게다가 채권자의 실력행사인 압류보다 정작 돈을 못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입출항과 운항에 차질이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어 효과는 의문시된다. 한진해운이 압류당한 선박은 선주 요청으로 싱가포르항에서 압류된 한진로마호 1대에 불과하다.

예상보다 큰 파장...정부와 채권단 책임론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흘러가자 정부와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넉달여 자율협약 기간 동안 수출입 근간으로서 해운물류의 가치와 법정관리가 불러올 후폭풍을 미처 감안하지 못한채 자구안만 요구하며 수수방관 했다는 지적이다.

치킨게임에서 한국이 스스로 사망을 자초했다는 탄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라는 중차대한 금융권이 결정하도록 내버려 둔 게 말이 안된다"며 "하위업체도 수두룩한데 7위의 컨테이너 선사가 파산하는 것을 방치한 것은 정말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권단 결정 전 선주협회에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운임폭등, 화물감소 등으로 연 17조원은 손실이 발생하고 부산지역 해운항만업계만 2300개의 일자리가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간망으로서 의미를 생각해서 모자란다는 돈을 지원해서 살려야한다는 주장이었으나 정부나 채권단은 '과장됐다'며 일축했다.

궁여지책으로 한진해운이 수십년 쌓아온 영업망과 자산을 현대상선에 넘기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으나 현실성이 의문시된다. 한 해운전문가는 "회사가 키워온 영업망은 그 회사자산"이라며 "한진해운 영업망은 한진해운 것이지 현대상선 것이 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한진해운의 물류중단은 국가신인도 문제로도 비화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소매산업지도자연합 측은 이에 따라 미 정부가 항만, 화물업자, 한국 정부와 함께 혼란 수습을 위해 즉각 개입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진해운은 태평양 횡단 물류거래량의 약 7.8%를 차지한다.

운임급등...미주노선은 한주새 50% 폭등

운임도 기다렸다는 듯이 뛰었다. 2일 발표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63.06을 기록, 지난주에 비해 27.9% 증가했다.

특히 한진해운이 강점이 있는 미주노선 운임 상승폭이 가팔랐다. 미주 서안의 경우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1746달러를 기록, 지난주 1153달러 대비 51.4% 급등했다. 미주 동안도 FEU당 2441달러로 전주 1684달러 대비 45.0% 상승했다.유럽 노선도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운임이 한주새 36.5%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산업은행은 조양호 회장과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만 생각했지 수출입 기간망으로 한진해운 붕괴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과 대책에 대해선 준비한게 전혀 없다"며 "구조조정 원칙론만 앞세우다 더 큰 비용을 물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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