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대우조선 충당금 폭탄..믿을 건 추경뿐

권다희 기자 2016. 8. 25.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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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도 요주의→고정으로 분류..1조원 현금출자 달린 추경 통과 간절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성동조선도 요주의→고정으로 분류…1조원 현금출자 달린 추경 통과 간절 ]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대우조선해양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면 최소 1조원 안팎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무산돼 1조원의 현금출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을 9%대로 유지하는 것도 어렵게 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는 방안과 요주의 분류시 적정 충당금을 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전날 대우조선 여신 건전성 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췄기 때문이다.

수은은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여신을 대우조선에 제공한 만큼 여신 재분류에 따른 충당금 부담에 난감한 상황이다. 수은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 충당금 적립을 상반기 결산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통상 8월에 마무리했던 상반기 결산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은은 선수금환급보증(RG) 7조6000억원을 포함해 대우조선에 9조6000억원의 신용을 제공했다. 충당금을 설정할 때 기준이 되는 신용공여한도는 12조원이다. 수은 관계자는 “RG에 대한 충당금은 일반 대출과 기준이 달라 적정 충당금을 단순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최소로 쌓아도 1조원 안팎이 예상된다.

요주의 여신에는 총 신용공여액의 7~19.9%를 충당금으로 쌓는다. 수은의 신용공여액 12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소 8000억원대에서 최대 2조원대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수은이 지금까지 대우조선에 쌓아온 충당금은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져 사실상 8000억원에서 2조원의 충당금을 새로 적립해야 한다.

대우조선 충당금 부담이 현실화하며 수은의 자본확충 부담은 더 커졌다. 수은의 BIS 비율은 지난 3월말 기준 9.89%였다. 수은은 지난 5월에 산업은행으로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카이) 주식 5000억원을 출자받았으나 지난 6월말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낮추면서 추가 충당금을 쌓았다. 여기에 대우조선 충당금까지 발생했다. 대우조선과 성동조선 충당금으로 줄어드는 총자본을 1조원으로 추산해도 수은의 BIS 비율은 9%대 중반으로 하락한다.

자본 수혈이 시급하지만 수은에 1조원을 현금출자하는 방안이 포함된 추경 편성은 국회 통과가 난항을 겪고 있다. 수은은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1조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추경이 무산되면 국회 동의가 없어도 되는 정부의 현물출자 등 대안을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일이 더 소요되는 게 만큼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수은 입장에선 추경 통과가 간절한 상황이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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