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XL 원하는데 XS 사이즈 공급 ..다리 꼬인 삼계탕 수출
정부가 대중국 수출 유망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쌀과 김치 역시 상반기 수출 실적이 연간 목표치의 10%에 그쳐 중국 시장 농식품 수출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29일 전북 군산항에서 중국 수출용 삼계탕 20t이 처음 선적된 이후 이달 20일까지 모두 61t이 수출됐다. 약 7만 마리 분량이다. 삼계탕은 수출 지정업체인 하림·참프레·농협목우촌·사조화인코리아·교동식품의 제품으로, 중국 내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업계에선 “수출 물량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정부는 2006년 수입 허용 요청 이후 10년 만에 중국의 검역·위생 등 비관세장벽을 해결해 수출길을 열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하지만 “시장 개방 요구만 했지 시장 조사 등 준비엔 미흡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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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은 우리 농식품 수출 시장의 15.9%(2016년 상반기 금액 기준)를 차지한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해 5월 갑작스레 물꼬가 트이면서 정부와 업체 모두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주력 농식품의 중국 수출이 부진한 이유로는 ▶부실한 시장 조사 ▶현지 바이어 확보 난항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
당초 정부와 업계에선 중국인이 고려인삼을 선호하고 드라마 등을 통해 잘 알려졌다며 삼계탕의 흥행을 자신했지만 중국 현지에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란 게 중론이다. 중국 내 중산층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망(바이어)과 제휴하는 것도 급선무다.
하림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유통구조 파악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 내 17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최대 유통그룹인 쑤닝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김치·삼계탕의 추락에서 보듯 기업들 간의 출혈 경쟁은 ‘종주국’ 지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혐한 분위기와 함께 일부 업체의 저가 공세가 겹치면서 대일본 김치 수출액은 2011년 8681만 달러에서 2015년 4454만 달러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삼계탕 역시 같은 이유로 대일 수출이 크게 줄었다. 중국에서 저가 경쟁에 초점이 맞춰지면 일본 시장에서의 김치·삼계탕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한호 교수는 “중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보다는 중·고소득층 시장을 잘 아는 중국의 유력 바이어를 통해 유통망을 확보하는 게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업계와 공동으로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인구 밀집 지역에 삼계탕 홍보관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삼계탕의 효능을 알리는 광고와 다큐멘터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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