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석유공사,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2700억' 손해 보고 헐값 매각

박상영 2016. 8. 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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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500만 달러 매각
총리까지 동원한 자원외교… 결국 헐값 매각

【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가 결국 헐값에 매각된다.

카자흐스탄 정부의 최종 승인을 남겨놓고 있지만, 현지 매수자와 석유공사측이 사실상 500만 달러(한화 55억원)에 매각키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2억5000만 달러(한화 2787억원)가 투입됐던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는 결국 매입 8년 만에 막대한 손해를 보고 되팔리게 됐다.

즉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500만 달러만 건지는 만큼 손실액이 무려 2억4500만달러(한화 2731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4일 석유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 이사회는 잠빌 광구 탐사권 한국 지분 27%와 현지 운영사 잔여자재, 현금성 자산을 500만 달러에 매각키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정부는 2008년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회사(KMG)가 소유한 잠빌 광구의 지분 27%를 8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애초 인수 합의 금액은 7500만 달러였지만 계약 과정에서 유가 상승으로 인해 13.3% 오른 금액을 지불했다.

잠빌 광구는 이명박 정부가 공들였던 사업이었다. 지분가격문제로 협상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한승수 국무총리가 카자흐스탄을 방문,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 사업에 석유공사와 KMG, SK이노베이션, LG상사, 현대하이스코, 대성, 대우조선해양, 삼성물산 등이 참여했다. 민간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696억원의 성공불 융자사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부는 카스피해 북서쪽에 위치한 잠빌 광구에 우리나라 1년 원유 수입량보다 많은 16억 배럴의 원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시추 결과 원유 매장량은 1억 배럴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투자한 돈은 약 1억7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석유공사는 철수를 결정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3월 말, 석유공사가 추진했던 계약 조건은 지금의 매각 금액보다 4배 가량이나 많은 2100만 달러였다.

그러나 매각 협상이 진행되면서 계약 대금은 500만 달러로 주저 앉았다. 카자흐스탄 매수자 측에서 지분매매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계약 보증도 계약 발효일로부터 5년 동안, 최대 500만 달러까지 부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지 운영사의 5~7월 운영비도 최대 50만 달러 한국에서 부담키로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지 매수인과 매각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정부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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