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수원, UAE 원전 운영 계약 '수주 때의 5%'로
[경향신문] ㆍ수출 당시 “20조원 될 것” 발표…10년간 총 1조원 규모 그쳐
한국수력원자력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10년간 9억2000만달러를 받고 운영 대행계약을 맺었다. 이 금액은 2009년 12월 수주 당시 정부가 밝힌 200억달러의 5%가량에 불과하다.
한수원은 현지시각 20일 UAE원자력공사(ENEC) 본사에서 UAE로 수출된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의 운영지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은 연간 최대 400명의 원전 운전원 및 운영 인력을 UAE에 파견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현재 건설 중인 UAE 원전 4호기 공사가 완료되고 10년 뒤인 2030년까지다.
인력 파견과 관련된 비용은 모두 ENEC가 부담하기로 했다. 본계약은 6억달러(약 6800억원)이고, 파견 인력의 주거 및 교육 등 간접비로 3억2000만달러(약 3600억원)가 지원된다.
정부는 2009년 12월 UAE와 한국형 원전 4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수주 규모가 4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전 건설 계약 자체는 200억달러 규모였지만, 향후 원전을 운영하는 60년간 연료공급·폐기물 처리·운영지원 등으로 200억달러의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운영지원 계약은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규모로 체결됐다.
현재로서는 한수원이 운영지원 계약 만료 후 추가 계약을 따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UAE는 2030년까지 자체 원전 운영 인력 비중을 전체 인원의 90% 수준까지 늘리고 한국 인력의 비중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번 계약기간 10년은 UAE의 자체 운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일 가능성이 높다. 연료공급과 폐기물 처리는 이번 계약 사항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UAE가 해당 업무를 한국에 위탁할지도 불투명하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약 당시 400억달러 발표는) 원전이 60년간 운영을 하게 될 경우 그런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운영지원 계약을 계기로 40년간 국내 원전 운영을 통해 축적된 원전 운영 경험과 지식을 UAE 원전과 적극 공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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