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00억원 들인 대우조선 오만 선상 호텔 47억원 고철값에 팔려

안태호 2016. 6. 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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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측근 비리의 연결고리로 주목받고 있는 오만 선상호텔이 매각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당초 투자금액의 10분의 1수준밖에 건지지 못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사업 결정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3453만4000달러(약 400억원)를 들여 문을 연 오만 수리조선소의 선상호텔 '베로니카'가 지난해 10월 400만달러(약 47억원)에 매각됐다. 매각 대상자는 선박 해체 업체로 확인됐으며 정확한 회사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베로니카는 대우조선이 위탁 경영을 맡은 수리조선소가 위치한 오만 두큼 지역 내 주거 인프라 부족을 우려한 오만 정부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대형 크루즈선을 매입해 1년 간 개조작업을 거친 후 2011년 개장했다. 총 208개의 객실과 편의·오락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고가 없는 파견 직원 및 선주·선급 직원들의 현지 생활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대우조선해양은 두큼 지역에 건설 중인 47개 게스트하우스와 4개 호텔 등 도시 인프라가 완공될 때까지 베로니카를 운영키로 했다. 베로니카는 실제 조선소 주변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2013년 10월, 개장 1년 8개월여 만에 문을 닫았다. 대우조선해양은 베로니카를 매각하거나 대우조선해양이 진출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적당한 용처를 찾지 못하다 지난 10월에서야 매각을 완료했다.

선상 호텔 매각 금액이 최초 투자금액의 10분의 1 밖에 안 되는 고철값에 팔리면서 남상태 전 사장 측근 비리와 더불어 향후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 프로젝트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간을 정해 운영할 사업이었다면 향후 활용 계획을 세워놨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아 결국 스크랩(고철)가격만 건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오만 선상 호텔 사업은 남상태 전 사장의 측근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 계열사인 디에스온(DSON)이 베로니카의 실내외 인테리어 개조 작업에 참여했는데 이 회사의 대표이자 남 전 사장의 측근인 건축가 이창하씨가 공사비용을 과다하게 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324만달러(약 37억원)를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의혹이다.

또한 대우조선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오만 선상호텔 프로젝트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감사위는 애초부터 이 프로젝트가 사업성이 없었으며 이 씨가 영업중단을 고려중인 노후 선박을 선정해 공사비용을 과다하게 잡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회사 이사회에서는 이 사업과 관련, 사업성이나 비용이 허위·왜곡되거나 중요 사실이 누락된 채 보고서가 올라간 정황도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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