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원사업에서 계륵으로"..1년만에 처지 바뀐 적자투성이 공항면세점

김현정 입력 2016. 4. 5. 09:41 수정 2016. 4. 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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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자리값만 수조원..적자 메꿀 시내면세점도 '휘청'
인천공항 면세점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공항면세점이 면세 사업자의 '숙원사업'에서 '계륵'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비싼 임대료를 충당하던 시내면세점 사업의 수익성이 위협받으면서 업계는 발을 빼는 분위기다. 시내면세점 사업의 향배를 좌우할 정부의 신규 특허 발표가 이달 말 예정된 만큼 그 전까지는 유찰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참여자가 없어 유찰된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각각 오는 18일, 15일 마감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기존 사업자는 물론 신규 사업자도 나서지 않고있다. 김포공항 면세점은 롯데와 신라가 운영중이며, 특허는 다음달 12일 만료된다. 김해공항의 경우 적자폭 축소를 이유로 지난해 말 신세계면세점이 특허를 반납했다.

업계는 최소입찰보장액이 높은 편이라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판단, 입찰 참여를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공항면세점은 이제까지 해외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 또는 높은 매출을 활용한 협상력 강화 차원에서 선호돼왔다. 지난 2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업체들이 수조원대 자리값을 적어냈을 정도다. 화장품, 잡화, 향수 등 인기 품목을 취급하는 구역의 경우 3개 이상의 업체가 경쟁하며 임대료가 치솟았다.

그러나 업계 상위권의 대형 사업자들도 공항면세점에서는 수년간 적자영업을 하고있다. 롯데와 신라 역시 인천공항에서 매년 2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해왔다.

이제까지는 공항면세점에서의 적자를 시내면세점의 높은 영업이익으로 메꿔왔다. 그러나 지난해 신규 면세점이 3개나 늘어났고, 올해 특허의 추가 발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내면세점의 이익률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공항면세점 진입으로 되레 실적 악화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대형 사업자는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높은 임대료를 내건 상태다. 당시 5년 임대 기준 롯데(3조6173억원)·신라(1조3253억원)·신세계(3873억원)가 제시한 임대료만 5조3299억원에 달한다. 이미 수익성을 훼손할 만큼의 금액을 자리값으로 내야하는 처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내면세점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추가 허용의 이슈가 생겼다"면서 "추가 허용 가부에 대한 결정이 4월 말로 미뤄지면서, 그 전까지는 누구도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누가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영업장을 추가하겠냐"면서 "이달 중순 입찰도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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