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도 이익 급감 .. "이란 진출 등 신시장 넓혀야"

손해용.김기환.문희철 입력 2016. 1. 29. 03:29 수정 2016. 1. 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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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출 200조 넘었지만영업익 증가세 5분기 만에 꺾여포스코, 철강 불황에 960억 적자"저성장기 맞게 기업들 군살 빼고신성장 산업서 돌파구 찾아야"

28일은 ‘우울한 날’이었다. 활력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의 모습이 곳곳에서 수치로 드러난 까닭이다. 포스코는 28일 지난해 당기순손실(연결기준) 960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도 영업이익 증가세가 5분기 만에 꺾였다.

포스코의 연간 기준 적자는 1968년 설립 후 47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0.6%, 25% 줄어든 58조1920억원, 2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철강업계의 불황과 계열사 부실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저가 공습에 수요 부진으로 철강제품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해외 투자광산의 자산 가치 감소, 외화 부채 평가손 등이 손실을 키웠다.

노민용 포스코 재무실장(상무)은 “포스코만으론 1조31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순이익도 전년보다 15.7% 늘어났다”며 “계열사 실적이 부진했지만 악재 속에서도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강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어 올해도 실적 개선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현재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매출액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의 확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위험신호가 감지된다. 특히 그간 휴대전화 부문의 부진 속에 효자노릇을 했던 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줄었다(3조6600억→2조8000억원).

문제는 올해 반도체 시장의 하향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트·D램인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은 지난해보다 6%, 낸드 플래시는 1.6% 축소가 예상된다.

제품 가격 하락세도 이어져 D램은 지난해 초 3.38달러에서 올해 말 1.44달러로, 낸드는 2.75달러에서 1.52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수출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온 반도체 산업의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올해는 상반기 수요 약세 등으로 전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이에 앞서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기아차·LG화학·LG디스플레이·SK하이닉스 등도 매출 및 이익 감소가 두드러진다. 모두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간판 수출기업들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참담한 성적표가 쏟아진 이유는 이들 기업의 주력 분야가 포화 내지는 역성장 조짐을 보이고, 신흥국의 경기 둔화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었던 환율 효과마저 약발이 떨어진다.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값이 떨어지면서(환율 상승) 가격 경쟁력은 살아났지만 4분기에도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품질 개선을 이룬 중국 기업들이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한국의 안방까지 차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저유가 등으로 올해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이런 분위기가 3~5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는 미국,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우리 수출을 받아줬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내려도 수출을 받아줄 곳이 없다.

오원석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 전반이 가라앉는 가운데 우리의 성장엔진이 식고 있는 상황이라 어떤 면에서는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제제재 해제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란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신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중국 특수로 누렸던 고성장기 운영 방식을 버리고 군살을 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성장기에 맞춰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대로라면 한국 경제의 성장판이 닫히는 ‘중진국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며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존과 차별화한 신성장 동력 산업을 발굴하는 데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손해용·김기환·문희철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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