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한파'.. 꽁꽁 언 서울 주택시장
“줄어든 수준이 아니라 거의 매매가 없습니다. 겨울 비수기인 걸 감안하더라도 매매 수요가 너무 줄었어요.”
25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정부가 2월부터 시행을 예고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선진화 방안’ 때문에 최근 몇 주일 동안 이 공인중개사는 거래를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매매 수요가 완전히 줄었는데, 그 원인은 2월 대출심사 강화라고 본다. 그게 첫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옥죄어 오는 아파트 담보대출 규제가 주택 시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정부가 2월부터 수도권에서 시행 예정인 대출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주택, 특히 아파트 거래 수요가 완전히 증발했다. 주택 소비자인 구매 수요자의 심리도 얼어붙으면서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운 모습이다.
이날 리얼투데이 조사에서 수도권에서 주택 구입 의사가 있는 수요자 가운데 구입 적정시기를 답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인 51.96%가 2018년 이후를 집 살 시기로 꼽았다. 이어 2017년 하반기 15.11%, 2017년 상반기 14.35%, 2016년 하반기 12.39%, 2016년 상반기 6.19% 순이었다. 여러 여건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지금 당장은 집을 살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수요자의 구매 심리 위축은 실거래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거래 통계를 보면 이날 현재 서울의 1월 아파트 거래량은 4143건으로 하루 평균 165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일평균 220건이 거래된 것의 75% 수준이다. 강남구, 강동구, 서초구 등 이른바 서울 ‘강남 3구’에서의 감소세가 컸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 자체는 줄지는 않았는데 수요는 줄었다”며 “가격이 지난해 많이 오른 상태에서 대출 규제 강화라든지 이런 얘기들이 자꾸 나오니까 수요가 더 줄어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상승세에서 보합세로 돌아선 가운데 금융 규제까지 더해져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뜻이다.
강북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실거주 수요가 많은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에는 거래가 많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며 “요새 매매가 안 되는 건 금리가 오른다느니, 집값이 떨어질 것 같다느니 하니까 심리가 위축돼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사는 “노원은 실거래 수요가 많은데 수요자들이 ‘조금 더 지켜보자’는 방향으로 많이 움직이는 듯하다”고 전했다.
거래 위축이 집값 급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올해 강남 재건축 이주 등 임차시장의 가격불안이 실수요자의 매매전환 또는 교체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매매시장을 급락으로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나기천·이우중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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