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빚, 감당가능? "변동금리 대출자 어떡해.."

김슬기 2015. 12. 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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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취급기관 대출, 10월 한 달 새 11.8조↑"美 금리인상시 변동금리 대출자 위험"

자료출처=세계일보 DB

늘어날 수 있는 빚이 다 늘고 있다. 지난 10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개인 신용대출, 토지 및 상가대출과 같은 기타대출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국내 시장금리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가계 부실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우후죽순 늘어나는 빚

은행권 뿐 아니라 제2금융권의 대출 역시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빚내서 소비하고 투자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중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가계대출 잔액은 792조4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11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예금취급기관 월별 가계대출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0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중 기타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이 4조 3000억원 늘어나는 등, 2007년 12월 통계편제 이후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1~10월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기타대출은 총 13조9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예금취급기관 기타대출 증가세(19조6000억원)를 견인했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과 토지, 상가, 오피스텔 등 주택 외 다른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 비주택담보대출로 구성된다. 기타대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주택 외에도 담보가 가능한 모든 자산들을 잡혀 빚을 냈다는 의미다.

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비중이 높다. 최근 금리 수준도 낮은데다가 10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소비가 늘었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신용카드 결제가 증가했고 마이너스 통장 개설 사례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과장은 "금융위에서 11월 1일부터 신용협동조합 등 세 개를 포괄해 토지와 상가 대출 비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시작했다. 시행을 앞두고 담보대출 취급분 관련 수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위한 상호금융 대출수요도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이를 규제한다는 것이다.

◆ "주택 가격 상승 요원…변동금리 대출자 위험"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까워 오면서 우리나라의 장기금리가 따라 올라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기준으로 가계대출 고정금리 대출비율은 30% 정도여서 변동금리 대출자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실로 다가온 미국 금리 인상, 외환시장 불안보다 시중금리 상승 부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기 개선과 이에 따른 가계의 소득 및 기업수익의 증가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외부적인 요인으로 가계나 기업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부채의 부실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는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미국의 단순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1일물과 3개월물 금리의 상관계수는 0에 가깝지만 3년물은 0.18, 10년물은 0.50으로 높아졌다. 특히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 포인트 변하면 국내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42% 포인트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장기금리가 상승할 경우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거나 신규로 대출을 받을 가계도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라면 주담대에 따른 위험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공급 과잉 현상에 따라 중대형 주택을 중심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상고하저'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계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나름 부실화 위험은 줄어들 수 있으나 변동금리로 기존 대출을 받았던 이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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