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메운 전세금.. 11월 가계대출, 또 다시 급증
[동아일보]
가계 빚이 가파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11월에도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최근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활기를 띠던 부동산 경기가 침체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소득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세가 가팔라 가계부채 급증이 한국 경제의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7일 현재 443조7834억 원으로 10월 말(439조7861억 원)보다 3조9973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마지막 영업일인 28일 증가분을 더하면 11월 증가액은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7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4조 원을 웃돈 것은 8월(4조6302억 원)과 10월(4조8459억 원)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7개 은행에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나머지 은행들을 더한 전체 은행권의 11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8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 증가폭을 보였던 올 10월(6조9000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가계대출 급증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7개 은행의 27일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12조2023억 원으로 10월 말보다 3조1518억 원 늘었다.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주택담보대출이 3조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 경기회복세가 최근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가계대출의 질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계속된 전세금 급등으로 전세자금 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작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반면 전세금 대출은 25.7%나 급증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처분소득 대비 전세금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소득으로 충당하지 못한 전세금 인상분은 금융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안동 시내로 산불 확산 ‘주민 대피령’
- 트럼프 “모든 수입차에 내달 2일부터 25% 관세”…한국도 타격
- 與 “판사 문해력 의심…클로즈업하면 사진 조작범 된다”
- 李 2심 끝, 尹 선고일은 아직… “이젠 헌재가 혼란 끝내야”
- 北,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공개…김정은, 직접 탑승
- “뜨거워진 도로에 타이어 터져… 옆 하천 뛰어들어 구사일생”
- “저러니 산불이 나지”…담배꽁초 ‘휙’→불길 활활 (영상)
- 국회의원 재산 평균 26억… 부동산 13채-비트코인-페라리 신고도
- 美그랜드캐니언 여행 한인가족 실종 2주…탑승추정 차량 트랙터 깔린채 발견
- “김일성에 복수하려 입대”…카투사 김석연 일병, 75년만에 가족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