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에 대한 환상 깨져.." 채용 횡포에 원성

고은경 이윤주 전혼잎 2014. 9. 2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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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1호점 개점 앞두고 직원 모집, 정규직 지원자에게 파트타임 종용

합격자만 급여 알려주고 비밀 요구, 합격 통보 시한도 없이 제멋대로

"굴지 기업으로 도의적 문제" 지적

이케아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케아 광명점 조감도. 이케아코리아 제공

"이케아에 대한 환상이 깨지려고 한다. 채용과 관련해 너무 아마추어 같아 실망이 크다." "동네 아르바이트도 이런 방식으로 채용하지는 않는다." 구직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이케아 입사 희망자들의 불만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케아가 올 12월 경기 광명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채용을 시작했는데 정규직 지원자에게 일방적으로 파트타임을 권유하는 등 채용조건을 수시로 바꾸고 급여나 근무조건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지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케아는 정규직 지원자들에게 먼저 '정규직 합격이 어려울 것 같다'고 암시한 후 파트타임(계약직)으로 전환할 의사가 없는지 묻는 등의 편법을 사용해 사실상 계약직 채용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원자는 "풀타임을 지원했고 마음 졸여가며 채용과정을 통과했는데 면접 때 파트타임을 제안해 당황했다"며 "파트타임이라면 매장 바쁠 때만 동원되는 것이고 한달 마다 스케줄도 바뀌게 돼 아예 다른 정규직을 찾지 못할 것 같아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또 근무조건이나 급여 같은 기본정보도 지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을 뿐 아니라 합격자에게는 급여수준을 외부로 공개하지 말도록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구직자들이 모인 카페에는 시급이나 연봉을 추측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케아 본사에서도 "경력이나 조건에 따라 시급이 다르기 때문에 서류통과 후 면접에서야 급여수준을 알려주고 있다"고 시인했다.

급여수준을 비밀로 하는 것은 세계 최대 가구업체답지 않게 임금 수준이 열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합격자는 "풀타임은 월 160만원, 파트타임 20시간 기준은 75만원을 받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케아코리아는 지난달 고용노동부의 일자리사이트 '워크넷'에 광명점 내 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걸고 시급을 5,210원으로 고지해 논란이 일자 현재는 고지를 내린 상태다. 시급 5,210원은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으로, 국내 주요 대형마트 시급인 5,600원보다도 훨씬 낮다.

뿐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취업해야 할 구직자들에게 합격 통보도 제멋대로다. 이력서를 제출한 구직자들에게 2개월 이후 연락을 주겠다 통보하는가 하면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합격여부를 알려준다는 지침이 없어 하염없이 전화나 메일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풀타임 지원자에게 파트타임을 제시한 것과 관련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처음 제안한 근무조건과 다른 근무조건을 제시한 경우 그 차액이나 근무조건 변화에 따른 손해배상을 고용노동부 산하 노동위원회에 청구할 수 있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케아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이전에 근무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원장은 "채용공고를 낸 것과 다르게 근무조건을 제시하는 것을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세계적 기업으로서 분명이 도의적으로 문제 있는 행태"라며 "급여 등은 회사와 근로자가 계약을 맺기 위해 최소한의 기본적인 정보인데 이를 알려주지 않는 것은 구직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시간제 정규직 등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일하지 못하는 주부,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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