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물티슈 안전성 논란.. 엄마들은 어쩌나
주부 최은영(32)씨는 요즘 '패닉' 상태다. 최씨가 쓰는 '영·유아용 물티슈'에 치명적 독성 물질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들어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다섯 살, 두 살 남매를 키우는 그에게 물티슈는 필수품이다. 기저귀 갈아줄 때, 집 밖에서 아이 손발을 닦아줄 때 꼭 필요하다. 얼굴과 입 주변도 물티슈로 닦아주는 경우가 많다. 두 살 딸아이는 가끔 물티슈를 입에 물기도 한다.
최씨는 "심하면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라는데 누구도 책임지고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안전하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마다 일상적으로 물티슈를 쓰지만 그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일부 언론 보도로 유해성분 의혹이 불거지고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어 물티슈 안전성 논란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정리했다.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먹었을 때 해로운 물질=논란이 되는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독성 물질이 맞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독성 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해롭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한다.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지에 따라 유해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현재 이 물질은 화장품 살균·보존제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함유량을 0.1% 이하로만 유지하면 된다.
물티슈에 이 물질이 얼마나 함유됐는지는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다. 따라서 당장 유해성을 판가름하기는 어렵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함유량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일반적으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먹었을 때' 해로운 물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독성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실험용 쥐가 몸무게 ㎏당 420㎎을 먹었을 때 호흡기계에 이상이 생긴다. 몸무게 10㎏인 아이가 한 번에 4.2g을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다.
피부에 닿는 경우 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12∼17.5% 함유된 용액이 피부에 직접 닿은 경우다. 식약처 관계자는 "피부에 미량이 닿는 것으로는 해롭지 않아 정해진 용량만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티슈, 내년 7월부터 공산품→화장품=물티슈는 현재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해 '자율 안전 확인 대상 공산품'으로 분류돼 있다. 내년 7월 이후에야 화장품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물티슈가 공산품인 지금은 20개 유해화학물질을 제외한 원료에 대해선 업체가 자율적으로 안전성 입증 자료를 제출하면 안전하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화장품으로 관리되면 지정된 원료 외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영·유아용 물티슈는 없습니다"=대부분의 물티슈는 '일반용' '영·유아용'으로 나뉘는데 이 분류는 업체가 임의로 한 것이다. 법적으로 물티슈의 용도에 따라 사용 가능한 원료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업체가 영·유아용 물티슈에 화학물질을 덜 쓸 수는 있겠으나 더 비싸게 팔려는 '상술'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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