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진격의 수입 과자 '국산' 안방 뺏는다

2014. 6. 18.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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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과자'는 질소를 사면 과자가 딸려온다는 비유로, 과자 포장에 질소를 잔뜩 채운 것을 빗댄 소비자들의 비아냥이다. 어느 때부터 스낵류의 포장이 비대해지고 내용물의 용량이 줄어들면서 과자 안의 빈공간이 더욱 넓어졌다. 과대포장 논란에 최근 과자 가격인상까지 겹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 과자를 점점 외면하고 있다. 대신 소비자들은 최근 판매처가 급격히 늘어나는 외국과자에 열광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이마트의 국산과자 매출 신장률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9%나 떨어졌다. 반면 수입과자는 매출이 5.6%나 늘어날 정도로 인기다. 수입과자에 대한 수요가 늘자 이마트는 2010년 첫선을 보인 덴마크 로얄단스크 쿠기 종류를 최근 8가지로 늘렸다. 또 캔디와 초콜릿 등 다양한 상품으로 과자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과자 수입국도 기존 미국과 일본 중심에서 벗어나 스웨덴(발레리나 쿠키), 네덜란드(와플)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명 해외 브랜드의 병행수입 상품을 늘리고 직접 상품을 발굴해 차별화된 수입과자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올해 5월까지 수입과자의 매출 신장률이 11.9% 늘었지만, 국산 과자 매출은 9.8%나 줄었다. 전체 과자 중 수입과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9년 7.5%, 2011년 14.3%를 기록했고 올해는 5월까지 26.7%까지 치솟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국내 과자가격 인상과 소비자 입맛의 다양화 등으로 수입 과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수입과자 전문 로드숍도 생겨나고 있다. 수입과자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스위트타임'은 원산지 직수입을 통한 대량의 재고 확보를 통해 각국의 과자를 5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호주에서 '국민 과자'로 불리는 팀탐을 비롯해 망고젤리, 프레첼 등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약 400종의 과자를 수입해 500∼4000원대에 판매한다.

지난해 12월 인천에 첫 매장을 연 스위트타임은 지난 4월까지 인천·서울·수원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5∼6개 매장이 운영되다 최근에는 광주·김해·대전 등 전국으로 매장이 확대됐다. 매장 수도 23개로 불어났다. 스위트타임 관계자는 "하루에도 가맹문의가 10여건 들어오고, 한 달에 2∼3건은 실제 가맹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매장이 급증하면서 과자 확보 물량이 부족해 신규 프랜차이즈 확장이 더뎌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스위트타임 외에도 레드버켓, 카카오칩, 리틀코코 등 수입과자 전문 로드숍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외국과자의 질주는 소비자 불신을 자초한 국내 제과업계의 책임이 크다. 컨슈머리서치가 지난 1월 국내 과자 20종의 포장비율을 조사한 결과, 포장상자 부피에서 과자가 차지한 비율이 16.8%에 그칠 정도로 과대포장된 경우도 있었다. 또 조사 대상 20개 가운데 17개가 과자 상자 중 빈공간 비율이 50%를 넘었다. 이들 과자는 낱개 포장, 질소포장, 완충재, 받침접시(트레이)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소비자를 현혹한 것이다. 여기에 제과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 심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과자에 낀 거품을 서둘러 제거하지 않으면 외국 과자의 잠식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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