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 '생계 막막'..더 추워진 겨울

남정민 기자 2014. 1. 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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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에서 폐지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 종종 마주치실 겁니다. 요즘 같은 추위에 하루종일 일해도 한 달 수입은 평균 26만 원 정도입니다. 이마저도 바뀐 세액 공제혜택 때문에 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시린 겨울을 맞은 노인들을 남정민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한파에 움츠러드는 날에도 70살 최순례 할머니는 폐지를 줍느라 온종일 바쁩니다.

저녁이 되자 수레에 담은 폐지와 고철은 할머니 키보다 높이 쌓입니다.

이 정도 폐지를 팔고 받은 돈은 7천 원이 고작, 하지만 할머니는 환한 표정으로 돈을 받아쥡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오늘은 많이 주셨네, 아이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밤늦게까지 동네 시장 구석구석에서 모은 폐지를 팔아 얻은 수익은 한 달 평균 20만 원에 불과합니다.

매달 통장으로 들어오는 국민연금 13만 원과 노령연금 9만 6천 원을 합해도 월세 내기에 빠듯합니다.

그나마 이웃이 나눠주는 반찬과 쌀이 큰 도움이 됩니다.

[최순례/70세, 서울 강북구 : 손녀나 고등학교까지 가르치면 그때까지야. 그 안에 내가 죽을지 살지 모르니까. 이렇게 무슨 말만 하면 눈물이 앞서, 눈물이. 좋은 일 못 보고 이거 하나 의지하고 사니까… ]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은 모두 175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월평균 수입은 26만 원 선이지만 그나마 앞으로는 더 줄어들게 됩니다.

정부가 폐지 수거업체에 해주던 세액공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절반 수준까지 깎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세금으로 더 떼이는 만큼 고물상들은 폐지 매입가를 내릴 예정입니다.

[왕경애/고물상 사장 : 보통 (1kg당) 80원 정도에 우리가 매입을 하는데 마진이 10원, 20원 정도예요. 세금이 또 올라가면 단가 부분에서 낮게 넘어갈 수밖에 없으니까… ]

폐지 줍는 노인들의 고단한 걸음이 더 힘겨워지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최진화)남정민 기자 sbscnbc@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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