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FOCUS] 직구족 "전세계 뒤져 최저가로 사죠"

2013. 12. 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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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폴로셔츠는 美서 전기레인지는 獨서 엔저에 日쇼핑도↑외국쇼핑몰 '반짝세일' 노려, 수십만~수백만원까지 아껴직구 배송대행 작년 84만건..한국 제품 외국서 逆구매도

주부 안선주 씨(30)는 지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활용해 해외 직접구매(직구)에 도전했다. 평소 사고 싶었던 육아용품을 훨씬 더 싸게 사기 위해서다. 해외 직구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면서 배송대행업체 가입에서부터 미국 온라인쇼핑 결제, 배송료와 관세 계산까지 정해진 코스를 따라 구매했다.

주부 조경희 씨(41)는 "백화점에서 본 토리버치 가방도 국내에선 70만원 정도 줘야 하지만 외국쇼핑몰 직구를 통해 37만원 정도에 구매했다"며 "한두 푼 차이가 아니다 보니 국내에서 지갑을 열기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 브랜드는 이제 백화점이 아니라 해외 직구로 사는 걸 더욱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해외 직구족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직구 배송대행업체인 몰테일을 통해 지난 3년간 이뤄진 해외배송 건수를 살펴봐도 2010년 7만6000건에서 2011년 57만건, 2012년 84만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해외 직구족의 시작은 유학생이나 외국 출장이 잦은 직장인, 여행객을 통해서다. 그들에게서 저렴한 현지 가격과 시즌 세일 정보를 접한 국내 소비자들이 직구를 하기에는 낯설기 때문에 위즈위드나 엔조이뉴욕과 같은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는 구입품목도 아동복이나 부담감이 작은 간단한 소품류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현지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에는 직구 정보가 널리 퍼지게 된다.

인터넷 정보공유 사이트인 '뽐뿌'의 해외포럼과 직구 배송대행업체인 몰테일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얻은 정보로 해외 직구 사이트에 가입해 물건을 구매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제품은 다른 직구족에 되팔기도 하는 등 적극적 커뮤니티 활동이 나타났다.

요즘처럼 연말 대폭 세일 기간에는 시간대나 품목별로 실시하는 반짝 한정 할인행사도 놓치지 않는 '빠꿈이' 직구족도 많다.

이후 직구족은 주문취소 요청을 위해 쇼핑몰과 직접 소통하며 사후 세일 정보를 접하면 과감하게 구매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온라인쇼핑족 1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직접 구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해외 직구를 선호하는 이유(복수응답)로 국내 동일 상품보다 싼 가격(67%), 국내에 없는 브랜드 구매(37.8%), 다양한 상품 종류(35%), 우수한 품질(20.3%) 등을 꼽았다.

해외 직구족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패션 제품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해외 직구족들이 자주 구매하는 항목(복수응답)은 의류(41.5%), 패션잡화(40.8%), 건강식품(34.5%), 유아용품(29.3%) 순이다.

의류 중에서도 갭과 폴로 브랜드를 구매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미국 중저가 의류인 갭(www.gap.com)은 국내서 인지도가 높은 데다 세일 기간을 이용하면 국내보다 최고 60%가량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해외 직구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미국 최대 종합 아웃렛인 6pm(www.6pm.com)에서도 의류와 신발, 가방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노스페이스 등 여러 가지 브랜드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직구 고수들이 1순위로 추천하는 사이트는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www.amazon.com)이다. 의류, 신발, 가방, 유아용품, 화장품, 주방용품, 도서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기저귀부터 장난감, 유모차, 과자까지 육아에 관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다이퍼스(www.diapers.com)도 빼놓을 수 없다. 유아 식기류와 장난감 등을 백화점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다.

화장품과 유아용품, 세제까지 각종 생활필수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www.drugstore.com)도 직구족이 많이 이용하는 쇼핑몰이다. 미국 건강식품 전문업체인 GNC의 비타민과 영양제가 인기 제품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해외 프라이빗 쇼핑몰도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직구족을 끌어들이고 있다. 길트(www.gilt.com) 루랄라(ruelala.com) 등 프라이빗 쇼핑몰은 회원이 되면 명품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특정시간대 반짝 세일을 통해 직구의 묘미를 높이기도 한다. 최근 루랄라에서는 국내에서 180만원대에 팔리는 '발렌시아가 모터백'을 관세 포함해 130만원대에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을 통한 직구가 가격이 싸고 배송기간도 미국보다 평균 1주일 정도 짧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부터 엔저현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이용건수와 이용 금액이 늘고 있다. 일본의 직구 배송대행 건수가 2012년 하반기 1만건으로 상반기 대비 25% 증가했고 올해 들어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온라인쇼핑업계 관계자는 "직구족 파워가 세져 이들 영향력이 소비 트렌드를 바꿔놓고 있다"면서 "이들 직구족을 사로잡기 위해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인행사를 벌이는 등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리던 상품의 거품이 제거되는 추세다. 해외 직구가 유통구조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미 기자 /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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